[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머리카락’과 ‘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침에 보낸 SNS 문자를 보고 후배가 투덜거리며 답장을 보내왔다.
"형님 왜 굳이 머리카락이라고 합니까? 털이라고 하면 되는 것을"이라고 하면서 굳이 투덜거렸다.
물론 '머리털'이라고 해서 틀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말에도 과거부터 'ㅎ'이 항상 따라다니던 단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과거에는 ‘ㅎ’종성 체언이라는 말로 이야기했다. 한국어에서 항상 체언 뒤에 ‘ㅎ’이 따라다니던 말들이다. 외국어에도 ‘h’가 말끝에 이어지는 것이 많이 있다. 인도네시아어나 히브리어에서 음절의 끝에 ‘h’음이 붙어 있는 것을 많이 본다. 우리말 어법에 “옛말에서 ‘ㅎ’ 곡용어였던 ‘머리(頭), 살(肌), 수(雄), 암(雌), 안(內)’ 등에 다른 단어가 결합되어 이루어진 합성어 중에 [ㅎ]음이 첨가되어 발음되는 단어는 소리나는 대로 뒤 단어의 첫소리를 거센소리(격음)로 적는다.”라고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수캐(수+ㅎ+개)
암컷(암+ㅎ+것)
안팎(안+ㅎ+밖)
과 같이 표기해야 한다. 보통 우리가 ‘암탉’이라고 쓰거나 ‘안팎’이라고 쓸 때는 그리 어색하지 않게 느끼고 있다.(사실 어르신 중에는 암닭, 안밖이라고 쓰는 분들이 많다.) 보통 ‘암 -, 수-’가 결합하는 경우에는 표준어 규정 제7항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이 표기해야 한다.
수캉아지
수캐
수키와
수퇘지
암탉
암탕나귀
암피둘기
암평아리
등과 같이 써야 한다. 사람들은 암평아리, 암탕나귀, 수탕나귀 등을 보여주면 틀린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눈에 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전을 찾아보면 위에 표기한 것이 맞다는 것을 안다. 우리말에도 과거부터 ‘ㅎ’이 항상 따라다니던 단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틀린 말인 것 같은 것이 표준어인 것도 있고, 표준어인 것 같은데 비표준어로 등재된 것도 있다. 항상 사전을 찾아보면서 생활하면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보전할 수 있다.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오동운, 12세 의붓딸 추행한 양부 변호…"母가 재산분할 위해 조작"
- 보수의 자성…"한동훈, 황교안과 똑같은 이야기", "尹 양극화 해소 방기"
- 슬로바키아 총리 피격 뒤 중상…'양극화' 유럽서 정치 폭력 급증
- 2심도 '의대 증원' 집행정지 기각…27년 만의 증원 초읽기 수순
- 깨진 '추미애 대세론', 빗나간 '명심'…이재명 당무복귀 첫날 '찬물'
- 오동운, 판사 시절 정치자금 후원 논란…"기억 안 난다"
- 캄보디아 정상오찬으로 잠행 깬 김건희…대통령실 "배우자 행사 일관되게 임해"
- KDI "韓 성장률 2.6%로 회복"…사실상 野 25만원 지원 반대
- 與 "내주초 라인 현안질의" 역제안…野, 과방위 개의요구 일단 철회
- 같은 시간 열린 두 토론회…나경원 행사엔 지도부 총출동, 윤상현 행사는 '썰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