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치면 어쩌나”… 박병화 기습 이사 ‘날벼락’ [현장, 그곳&]

김은진 기자 2024. 5.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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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밀집지역 위치한 거주지 뒤편은⋯CCTV•가로등 없는 ‘범죄 사각지대’
특별방범구역 지정했지만 치안 공백 커, 순찰 강화⋯市 “모든 대응 방법 강구”
경기도 일대에서 여성 10명을 연쇄 성폭행한 일명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화성시에 거주하다 수원특례시로 이사온 사실이 확인된 16일 오후 박병화의 거주지로 알려진 수원특례시 팔달구 오피스텔 주변에 경찰 병력이 순찰을 돌고 있다. 홍기웅기자

 

수원 돌아온 ‘발발이’ 공포

“이사 하루 만에 들린 소식이 성폭행범이랑 이웃이라뇨. 같은 건물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연쇄 성폭행범 일명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거주지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인근에 폐쇄회로(CC)TV와 가로등, 비상벨 등이 없는 범죄 사각지대가 있어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오피스텔. 박병화 거주지 주변으로 순찰차 2대와 기동순찰대 차량 1대가 주차돼 있었다. 인근으로는 경찰이 2명씩 짝을 지어 4~5조로 순찰을 돌고 있었다.

박병화 거주지 바로 앞엔 이 일대를 비추는 CCTV 4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오피스텔 건물 바로 뒤 골목엔 CCTV는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가로등과 비상벨조차 없어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어 보였다. 현재 박병화가 거주지로 정한 인계동 일대엔 총 40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이중 15대는 박병화 집 인근에 설치돼 있는데, 화질은 200만 화소에서 800만 화소까지 천차만별이다. 사각지대에서 범죄가 발생할 경우 범죄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우며 CCTV 화소가 낮은 경우 확대하면 화질이 저하, 식별이 어려워 범인 검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 오피스텔에 전날 입주한 20대 여성 A씨는 “어제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연쇄 성폭행범이 같은 건물에 산다는 것을 알았으면 절대 입주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같은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있고 마주칠 수도 있는데 섬뜩하고 불안해서 어떻게 사냐”고 불안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또한 주민들은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며 부동산을 찾아 이사를 가야 하는지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병화의 이사 소식이 알려지자 수원특례시와 수원남부경찰서, 수원보호관찰소, 방범기동순찰대 등은 이날 오전 9시께 회의를 통해 박병화 거주 지역을 특별방범구역으로 지정하고 기동순찰대 인력 상시 배치, 청원경찰 추가 채용, 초소 설치, CCTV 추가 설치, 비상벨·LED조명·반사경 설치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초소와 CCTV, 비상벨, LED 조명 설치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는 만큼 치안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주민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박병화 거주지 1㎞ 안팎에는 초등학교와 원룸 30여개가 몰려 있다. 또한 이 일대는 인계동 중심 상업지역(인계박스)와 지하철역, 대형마트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거주지 인근이 원룸이 많은 곳이라 시민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외출 제한 시간 이외에 외출 금지를 강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자체와 경찰은 박병화가 출몰하는 시간대에 특히 순찰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야간 시간대에도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게 모든 대응 방법을 강구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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