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이것 1위 놓고 MVP들과 경쟁 중이라고? 의외의 깨알 타이틀 홀더가 될까

김태우 기자 2024. 5. 1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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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은 올해 타율 자체가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볼넷을 골라내며 볼넷 부문에서는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김하성은 올해 내셔널리그 볼넷왕을 놓고 걸출한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9·샌디에이고)은 올 시즌 초반 타율이 떨어져 공격 측면에서 다소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하성은 16일(한국시간)까지 시즌 46경기에서 타율은 0.204에 머물고 있다. 올해 다소간의 투고타저 양상을 고려해도 이는 2022년(.251)이나 2023년(.260)보다 크게 떨어지는 성적이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1년(.202)과도 별 차이가 없다.

김하성의 방망이가 여름부터 타올랐던 과거를 생각해도 현재 타율은 조금 아쉽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다른 샌디에이고 내야수들은 돌아가면서 쉬고 있지만, 유격수 수비 비중이 큰 김하성은 빼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 체력적으로 가장 부담이 큰 선수다. 야속한 일이다. 하지만 출루율(.319)은 그래도 타율만큼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김하성의 출루율은 타율 0.251을 기록했던 2022년(.325)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볼넷 덕분이다. 김하성은 16일까지 총 26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안타를 많이 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끈질긴 승부로 샌디에이고의 공격력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하성의 볼넷 개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은 582타석에서 51개, 2023년은 626타석에서 75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186타석에서 벌써 26개다. 비율로 보면 2022년 8.8%, 2023년 12.0%에서 올해 14.0%까지 올라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4%의 볼넷 비율은 뛰어난 수치다. 보통 선구안이 아주 뛰어나거나, 혹은 투수들이 ‘안 치면 말고’ 식으로 승부하는 거포들 정도가 기록한다. 김하성이 그 정도 수치를 내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샌디에이고의 올스타급 타자들 중에서도 가장 높다. 안타가 안 나올 때 다른 방법으로 출루를 할 수 있다는 건 중요하다. 추후 김하성의 타격감이 돌아오면 출루율은 팍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볼넷 개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위권이다. 16일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보다 더 많은 볼넷을 고른 선수는 단 10명이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을 딛고 최근 불타오르고 있는 리그 최고의 거포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33개), 초반 성적이 좋은 카일 터커(휴스턴·32개), 무키 베츠(LA 다저스·31개),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29개),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샌프란시스코·29개),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28개),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28개), 브랜든 니모(뉴욕 메츠·28개), 라일리 그린(디트로이트·27개),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27개) 만이 김하성보다 더 많은 볼넷을 골랐다.

모두 좋은 타격 기술과 눈을 동시에 보유한 선수들이다. 그리고 이들 중 김하성처럼 OPS(출루율+장타율)가 0.700 이하인 선수는 하나도 없다. 이를 고려하면 김하성의 성적이 독특하다고 볼 수 있다. 김하성은 초구에 방망이가 잘 나오지 않는 편에 속하고, 어떻게든지 공을 많이 보고 출루하려는 성향이 있다. 대체적으로 공격적인 샌디에이고 타선에서도 특이한 선수다.

▲ 김하성은 시즌 초반 타율이 처지기는 했으나 지난해보다 삼진을 덜 당하고 볼넷은 더 많이 고르는 등 앞으로를 기대할 만한 지표들이 적지 않다

김하성의 추후 반등을 예상하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인플레이가 된 타구는 제법 큰 운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삼진과 볼넷은 타자의 고유 지표다. 김하성은 올해 삼진 비율이 줄고, 대신 볼넷 비율이 크게 늘었다. 추후 타자 성적의 선행지표 중 하나로 뽑히는 삼진 대비 볼넷 개수는 2022년 0.51개에서 지난해 0.60개로 상승하더니 올해는 0.79개를 찍고 있다. 김하성의 선구 자체는 살아있다는 뜻으로 앞으로를 기대할 만한 요소다.

내셔널리그만 따지면 김하성보다 더 많은 볼넷을 고른 선수는 베츠(31개)와 웨이드 주니어(29개), 프리먼, 하퍼, 니모(이상 28개), 슈와버(27개)까지 6명이다. 이들 중 베츠와 프리먼, 그리고 하퍼는 최우수선수(MVP)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걸출한 선수들이다. 볼넷 개수 자체는 김하성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볼넷이 공식 시상은 아니지만, 볼넷을 많이 얻는 것도 하나의 훈장이다. 김하성이 MVP들과 경쟁에서 얼마나 대등하게 따라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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