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는 TOP이라 들었다" 그런데 타율도 0.385라니... 신인왕 넘볼 기세, 최강야구 출신 신인 '심상치 않다'

잠실=김동윤 기자 2024. 5. 1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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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김동윤 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키움전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고영우가 4회초 2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출루한 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대학 시절부터 수비는 톱급이라는 말은 많이 나왔다. 그런데 타격도 심상치 않다. 키움 히어로즈 신인 고영우(22)의 이야기다.

고영우는 부산대연초(사상구리틀)-대동중-경남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재학 중 인기 예능 최강야구에 객원 멤버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대학리그에서 발군의 수비와 성실함으로 주목받았고 결국 2024 KBO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9순위로 키움에 입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만 해도 고영우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뛰어난 3루 수비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데 있어) 내야수는 수비 안정성을 조금 더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고영우는 학창 시절 유격수는 거의 하지 않고 3루만 했다고 들었다. 우리 스카우트 팀에도 문의해봤는데 3루수로서는 수비가 거의 톱이라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 포지션이 아닌 2루수와 유격수로 나서서도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선수들의 부상이 있을 때마다 백업을 하면서 벌써 2루수로 6경기(선발 4경기), 유격수로도 4경기(선발 1경기)를 뛰었다. 10일 대전 한화전은 유격수 고영우의 가능성을 본 경기였다. 이날 고영우는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홍 감독은 "그날(10일) 유격수로 움직이는 것만 봐도 자기 앞에 오는 공은 아웃시킬 수 있는 플레이들이 굉장히 안정적이었다고 봤다. 향후 (유격수가 없는) 급작스러운 상황이 생겼을 때 수비 포지션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옵션을 확인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키움전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2회말 무사 1루에서 1루주자 문성주가 김범석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한 후 공이 빠지는 틈을 타 3루까지 뛰어 세이프되고 있다. 키움 3루수는 고영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여기까진 그래도 예상할 수 있는 활약이었다. 놀라운 건 타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4월 5경기 연속 안타 후 5경기 연속 무안타로 주춤하나 싶더니 5월 들어서는 타율 0.481(27타수 13안타)로 5할에 육박하는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고영우의 타격에 홍 감독은 "체격에 비해 타구에 힘이 있다. 타격 연습할 때도 보면 확실히 타구에 힘을 실을 줄 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고영우는 풀타임에 출전할 체력이 안 된다. 조절을 해줘야 한다. 오늘은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디트릭 엔스)라 내보냈다"고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키움이 6-5로 이긴 16일 잠실 LG전은 감독의 칭찬이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6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고영우는 1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하며 타율을 0.375에서 0.385(65타수 25안타)로 끌어올렸다. 가볍게 걷어 올린 방망이에도 외야를 가르는 타구가 일품이었다.

2회 초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로 키움의 선취점에 기여하더니 3회 초 2사 2루에서는 10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디트릭 엔스의 변화구에 속아 2S0B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 놓였음에도 4차례 공을 걷어내고 빠지는 공을 골라낸 끝에 얻어낸 볼넷이었다. 이는 김휘집의 좌전 안타, 임지열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득점까지 연결됐다. 4회 초 2사 1, 3루에서는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끝내 엔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6회 초에는 한 번 더 볼넷을 얻어냈고 6회 말 수비서 이용규와 교체되기까지 수비에서도 철벽이었다. 2회 말 무사 1루에서 포수 김재현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파고드는 문성주를 잡기 위해 중견수 박수종이 3루로 송구했다. 하지만 거리 대비 송구가 강해 바운드가 크게 튀었다. 고영우는 이 타구를 팔로 위로 쭉 뻗어 잡아내면서 문성주의 추가 진루를 막아냈다.

사령탑은 고영우의 풀타임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로 이 수비를 들었다. 홍 감독은 "수비에서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고영우가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KBO 리그에는 김범석(20·LG), 곽도규(19·KIA), 김택연(19·두산), 황준서(19·한화) 등 뛰어난 신인들이 많이 등장해 신인왕 레이스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고영우가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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