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청약 경쟁률 '6배' 높았다

분양가 비규제 단지와 6배 격차… 부동산 불황 속 매력 부각

올해 공급된 분상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비 분상제 적용 아파트 보다 평균 6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올해 공급된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분양가 규제가 없는 아파트와 비교해 6배나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격, 인건비 상승 여파로 분양가가 오르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7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에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의 민간분양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지난 15일까지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은 아파트의 1순위 경쟁률은 평균 3.2대1이며 분상제가 적용된 아파트는 평균 19.5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해 6배의 격차가 났다.

분상제는 투기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주택 분양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설정하는 제도다. 현재 투기지역인 강남·서초·송파·용산의 공동주택과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 등에 분상제가 의무 적용한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분양가가 지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앞으로 분상제가 적용되는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단지 가운데 분상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면적별 3.3㎡당 최고가 기준 단순 평균)는 3.3㎡당 6792만원인 반면 비적용 단지의 분양가는 7275만원으로 483만원 차이가 났다.

희소가치도 높아졌다. 올해 분상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공급 비율은 예년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15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민간아파트 물량은 총 5만998가구이며 이 가운데 10.5%인 5353가구만 분양가 규제를 받았다.

반면 지난해엔 전체 분양 물량 12만9342가구 가운데 29.9%가 분상제를 적용받았고 2020년에는 전체 물량 중 29.5%, 2021년 30.1%, 2022년 31.9%가 분양가 규제 범위에 들었다.

분상제 아파트 희소성이 커지면서 분상제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2022년과 2023년에는 분상제 아파트 1순위 경쟁률이 비분상제 아파트 보다 1.8배 높았고 2021년에는 2.9배, 2020년에는 1.2배 차이가 났다. 반면 올해는 그 차이가 6배로 벌어졌고 분상제 단지로 청약통장이 몰렸다.

업계 관계자는 "무주택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 진입장벽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무주택자에게 필요한 건 대출 확대 보단 분상제 아파트 공급 확대"라고 분석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