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아스널과 붙어도 똑같이 할거다" 광주 이정효 감독의 자부심, '신비롭다' 선수들이 말하는 광주 축구

김가을 2024. 5. 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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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맨시티, 아스널과 붙어도 똑같은 축구를 할거다."

이정효 광주FC 감독(49)이 자신의 축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K리그1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이른바 '광주축구'는 센세이션했다. 당시 광주는 K리그2(2부) 우승 팀으로 막 승격한 팀이었다. 개막 전만해도 최약체로 꼽혔다. 광주는 K리그의 상식을 깼다. 그동안 K리그에선 약팀으로 분류된 많은 수의 팀이 '선수비-후역습' 전략을 활용했었다. 이 감독의 광주는 아니었다. '공격'을 외쳤다. 공격 방식도 이전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광주는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점유율을 크게 높이는 무척 공격적인 전술을 활용했다. 광주의 기세는 매서웠다. 지난해 예상을 깨고 K리그1 3위를 기록했다.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도 거머쥐었다. 광주 축구 앞에 '정효볼'이란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두 번째 시즌의 막이 올랐다. 광주는 올해도 개막 두 경기에서 FC서울-강원FC를 상대로 2연승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기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광주는 3월 17일 포항 스틸러스전(0대1)부터 4월 17일 수원FC전(1대2)까지 6연패 수렁에 빠졌다. 4월 3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4월 6일 김천 상무전에서 연달아 퇴장 변수가 발생하긴 했지만 충격적인 연패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눈여겨 볼 부분은 연패 과정에서 이 감독이 보여준 모습이었다. 그는 연패 속에서도 축구의 틀을 바꾸지 않았다. 롱볼 공격, 수비 치중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광주는 6연패 동안 김천전을 제외하곤 모두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다. 인천과의 경기에선 볼점유율 74%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도 패했다. 슈팅수에서 밀린 경기도 포항, 김천전 뿐이었다. 현장에선 "연패에 빠져있긴 하지만, 현재 K리그에선 광주가 축구를 제일 잘한다. 제일 재미있는 축구"라는 평가가 나왔다.

광주는 강팀을 상대로도 '정효볼'을 유지했다. 광주는 15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2대1로 이겼다. 박태준 이강현의 연속 득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 감독은 "(K리그1에서) 광주 축구 2년째다. 어떤 팀과 해도 우리의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 맨시티, 아스널과 붙어도 똑같은 축구를 할거다. 우리는 우리의 색, 주도적인 축구, 공격적으로 골을 만들기 위해 계속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날 득점 장면은 '정효볼'의 진수였다. 두 골 모두 패스로 공간을 넓히고 빈 공간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가 득점을 완성했다. 박태준의 선제골 때는 4명의 패스를 거쳐 득점을 마무리했다. 이강현의 추가골 때는 숫자 싸움에서 밀리자 공간을 벌려 시간을 벌고, 그 사이 공을 갖지 않은 선수가 이동해 득점을 완성했다. 세부 사항은 다르지만 큰 틀에서의 개념은 같았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박태준은 "감독님은 '디테일의 끝판왕'이다. '이런 것까지 잡아서 얘기를 해준다고?' 싶을 정도다.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오프 더 볼이다. 볼을 잡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주위 사람의 움직임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감독님께서 '3자 연결은 기본이다. 우리는 다른 것을 해야한다'고도 말씀 하셨다. 전술은 비밀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씀 드릴 수 없다. 감독님께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과 비교해 말씀을 해주신다. 우리의 기준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강현도 "유럽에서도 제일 축구 잘하는 EPL 축구를 구현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재미있다. 신비롭기도 하다. 특정 선수가 아닌 골키퍼까지 11명 모두가 잘해야 하는 축구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해야한다. 모든 선수가 모든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볼 없는 선수가 더 중요하다. 공간을 찾아가는 축구다. 감독님께선 공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주 선수들은 '정효볼'을 전적으로 믿고 따랐다. 김경민은 "광주의 축구를 보면 재미있지 않나. 선수들도 그렇다. 공격적인 축구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광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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