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전국구 은행’ 됐다…과점 체제 흔드는 ‘메기’ 될까?

노현웅 기자 2024. 5. 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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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에 거점을 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전국구 영업을 할 수 있는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이 마무리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설립 인가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르면 7월께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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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의 시중은행 인가
대구은행 영업장의 모습. 연합뉴스

대구 지역에 거점을 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전국구 영업을 할 수 있는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신규 시중은행 인가다. 금융당국은 앞서 은행권 과점체제를 흔들기 위한 신규 은행 인가를 추진해왔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에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케이비(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에스시(SC)제일은행에 이은 일곱 번째 시중은행이 됐다. 금융위는 “은행간 경쟁이 촉진되고 이에 따라 소비자 후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은행 산업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을 포함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과점시장인 은행업계에 신규 사업자를 진입시켜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였다. 대구은행도 시중은행 전환 계획을 공식화하고 △자본금 1천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산업자본 지분율 4% 한도 등 시중은행 인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대구은행은 주주총회 의결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아이엠(iM)뱅크’로 이름을 바꿔달고 수도권·충청·강원 지역 등을 신설해 전국 영업을 개시할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고금리 특판 예적금, 은행권 최저금리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대안정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대출, 가계 비대면 신용대출 금리감면 등 서비스를 도입해 은행 서비스의 혁신을 추동하는 ‘메기’ 역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7번째 시중은행 출현이 공고한 과점체계를 흔들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반응도 많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은행의 자산총계는 71조4천억원 수준이다. 5대 은행으로 꼽히는 국민은행 530조원, 신한은행 508조4천억원, 우리은행 458조원, 하나은행 498조8천억원, 농협은행 401조3천억원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5대 은행의 여·수신 점유율이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쏠림이 강한 현실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증권사 은행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미 모바일 뱅킹 등으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구분 자체가 희미해진 상황에서 당국이 기대하는 메기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5대 금융그룹 대비 대구은행의 총자산과 순이익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어서 격차를 좁히는데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적으로 은행업권 경쟁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신규 은행 시장 진입을 통한 경쟁 촉진이라는 정책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이 마무리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설립 인가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르면 7월께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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