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아파트 짓는데 일회성 기공식에 수억원

김동근 기자 2024. 5. 1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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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지난달 가진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기공식이 뒤늦게 논란에 휩싸였다.

VIP 의전용으로 중앙무대 바닥을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등 한시간여만에 철거해야 하는 일회성 행사에 수억 원을 들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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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VIP 의전용 콘크리트 타설까지
정작 尹대통령은 불참… 포장·잡석 철거비용 '또' 들여야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첫 기공식을 위해 콘크리트를 타설한 중앙무대 바닥. 현재는 철거를 앞두고 타공을 해 놓은 상태다. 김동근 기자

충남도가 지난달 가진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기공식이 뒤늦게 논란에 휩싸였다.

VIP 의전용으로 중앙무대 바닥을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등 한시간여만에 철거해야 하는 일회성 행사에 수억 원을 들였다는 것.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아파트를 짓는다면서 입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과도한 시설비를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내포신도시 한울초등학교 인근 RH16블록에서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첫 기공식을 열었다.

이날 김태흠 지사를 비롯한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와 기념사, 시삽 등의 순서로 진행했다.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첫 기공식을 위해 행사장과 주차장 등에 부설한 잡석. 한눈에 봐도 높이가 상당하다. 김동근 기자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는 신혼부부와 청년 등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민선8기 공약사업이다. 초저리 보증금 대출에 더해 저렴한 임대료가 특징이다.

주목할 부분은 시공사가 설치한 기공식 시설이다. 최종적으로는 4월 18일로 미뤄졌지만, 당초 VIP의 참석 가능성이 점쳐졌던 3월 26일에 맞춰 내외빈이 자리하는 중앙무대 바닥은 가로 45미터×세로 45미터×높이 15㎝로 콘크리트를 타설했으며, 이보다 몇 배 넓은 면적은 행사장과 주차장 등을 조성하면서 잡석을 부설했다.

한 건설업자는 콘크리트 포장은 레미콘비·골재비·시공비·철거비 등을 합쳐 6000-7000만 원, 잡석은 가로 100미터×세로 100미터×높이 50㎝로 계산해 자재비·시공비 등 1억 5000여만 원으로 추산한 뒤, "과도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더욱이 재활용이 가능한 잡석과 달리 콘크리트는 '폐기물'로 처리해야 해 정부와 도가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탄소중립'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흠 지사를 비롯한 기관단체장 등이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첫 기공식에서 시삽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현장에서는 윤 대통령 참석에 대비해 15일여 동안 급하게 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부족해 기본적인 단차를 맞추는 정지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불필요하게 많은 잡석을 깔았다는 볼멘소리가 전해졌다.

또 수억 원의 비용은 입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기공식 시설은 오는 7월 30일 착공을 위해 포장과 잡석 등을 철거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사님께서 (지난 2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기공식에 VIP 참석을) 건의했다는 내용을 공개한 이후로 결정사항이 없었다. 도는 기공식에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확정됐다는 얘기를 시행사나 시공사에 전달한 바가 없다. 기공식은 전적으로 시공사의 업무영역이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주관했다. 도는 의전만 챙겼을 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으며, 충남개발공사(시행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지금 중요한 회의가 있어 내일 다시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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