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선출 이변 '明心' '어의추' 안먹혀…투표전 유인태 분석 들어보니
우원식 1차에 과반 득표…3시간 전 유인태 "3선들 추미애 행보 불안해 해"
이재명, 의중 반영됐나? "나도 한표" vs "한 사람을 황제로 모시는 당"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에 우원식 의원(5선)이 선출돼 이변이라는 평가다. 애초 6선 2명, 5선 2명 등 4명이 출마했으나 이재명 대표와 가장 가깝다는 원조 친명 2인(조정식, 정성호)이 중도사퇴해 이른바 명심(明心)이 추미애 22대 국회의원 당선자(6선)를 낙점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라는 표현까지 나돌 정도였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에 투개표가 이뤄지기 3시간 전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추미애 후보의 손쉬운 당선에 거리를 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우 의원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한다”, “추미애 당선자는 친문과 원수가 돼 있다”는 언급을 했는데,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왔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국회의장의 경우 총 투표수 169표(유효 169표 무효 0표) 가운데 기호 4번 우원식 후보가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을 득표하였기에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당선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국회 부의장은 기호 3번 이학영 후보가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득표했다.
6선의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후보가 단일화하고, 5선의 '친명좌장' 정성호 의원까지 사퇴하면서 사실상 '명심(明心)'이 추 후보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많은 언론과 방송에서는 '어의추'라는 표현까지 나오면서 손쉽게 추 후보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심이 추미애 후보한테 있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당선자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 대표는 '국회의장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저도 한표(를 행사했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이변이 나오기 3시간 전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우 의원 쪽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 전 총장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의추'라는 말이 있다는 질의에 “우원식 의원 쪽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보더라”며 “초선 의원들 쪽에 명심이 어떻게 작동을 할지, (작동하지) 않으면 해볼 만하다고 보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유 전 총장은 특히 추미애 후보를 두고 “4명이 나왔으면 결선에도 가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그동안의 정치적 행보가 굉장히 불안하다고 여긴다. 3선쯤 된 의원들은 (추 후보를) 겪어봤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과거 추 후보가 △환노위원장 때 민주당 의원들을 못 들어오게 문을 걸어 잠근채 당시 여당 의원들과 노동관계법 처리 △법무부장관 때 상임위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소설을 쓰시나'라고 거칠게 답변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시 자신이 옳았는데도 문 대통령이 자신을 잘랐다고 비판해 친문과는 원수가 돼 있는 상황 등을 언급했다.
투표결과가 나온 이후 '명심'만으로는 될 수 없는 선거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오후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명심을 등에 업고 치를 수 있는 선거는 아니었다”고 했다. 명심이 어디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만 아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유인태 전 총장은 이재명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두고 “(이 대표가 안 하면) 5선, 6선 의원 등 나올 사람이 많지만, 저런 분위기에서 괜히 했다가 개딸들한테 역적될까 다들 눈치 보고 있는 거겠죠”라며 “한 사람을 거의 황제를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원내대표도 박찬대 의원이 단독 출마한 사례를 두고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라는 꿈을 갖고 보통 몇 명씩 나오는데, 한 명이 나오고. 당이 왜 이렇게 돼 가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연임할 뜻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임기가 네 달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아직은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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