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이재명 마케팅' 역효과…민주 '재선'들 반발

김주훈 2024. 5. 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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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뽑는 데 웬 '명심 쟁탈전'
'지도부, 의장단 경선 관여' 비판 커
포기·단일화 등 '억지 교통정리' 부작용
민주 의원들 '강경' 보다 '합리' 선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추미애 국회의장 후보와 웃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명심'(이재명의 의중)이 쏠렸다고 평가됐던 추미애 당선인(경기 하남갑)이 국회의장 경선에서 탈락했다. 초반부터 '명심 쟁탈전'이 과열되자, 소속 의원들의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은 16일 국회에서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를 진행한 결과, 5선 우원식 의원이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결선 투표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우 의원의 과반 득표로 끝났다.

당초 여러 여론조사에선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더욱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70% 이상 추 당선인을 지지하는 등 '당심'은 추 당선인을 향했다. 더욱이 추 당선인은 명심도 등에 업었다는 관측이 나왔고, 실제 그는 경선 기간 동안 자신에게 명심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지만 경선 결과, '이재명 마케팅'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당선인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재선급 이상에서 반발표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도부가 추 당선인을 너무 지지하는 모습이 연출되니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당선인도 "우 의원이 선출된 것에 놀라긴 했다"면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만 "당의 어떤 다양성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이변이라는 것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측면(다양성)에선 국민 입장에선 긍정적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고민정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명심 교통정리' 대응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명심 교통정리에 대한) 추측성 기사가 나오자마자 대응했어야 했다"며 "추 당선인이 입법기관으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지만,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것이 두 분(추미애·우원식)에겐 서로 마이너스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즉,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경선임에도 초반 '명심 쟁탈전'이 과열된 것이 반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4파전(조정식·추미애·정성호·우원식)으로 경선이 치러질 당시에도 후보들은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명심' 잡기에 뛰어들었다. 급기야 추 당선인은 이 대표가 자신에게 직접 전화해 힘을 실어줬다고 주장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당 안팎으론 지도부가 의장단 경선에 관여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한민수 대변인은 명심에 의한 교통정리는 없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당선된 우원식 의원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재명 마케팅이 부정적 인식이 커진 요인은 '교통정리'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조 의원이 단일화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명심은 추 당선인에 쏠렸다는 관측이 나왔다. 결선투표가 도입됐음에도 이례적인 교통정리가 벌어지자 우 의원은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의원도 지난 1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두 분이 어려워서 레이스가 안 될 것 같아 그만뒀다면 본인 자유니 문제 없다"면서도 "자꾸 누가 관여했다, 전언했다,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는 등 (보도는) 굉장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결국 이번 의장 경선 결과, 소속 의원들은 합리적인 선택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여야 협치'를 강조하던 김진표 의장에 대한 당원의 반발이 커지면서, 당내 일부에선 민주당 주도의 '개혁 국회'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맞춰 의장 후보들도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에 발을 맞추겠다고 강조했지만, 원내대표 출신인 우 의원은 이와 함께 '협상력'도 내세웠다.

당장 민주당의 입법이 관철되기 위해선 여당의 8석(범야권 192석)이 필요하다. 이에 소속 의원들은 '강경파' 추 당선인보단 '합리적 행동파'인 우 의원이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당 관계자는 "국회 운영을 진두지휘할 의장을 선출하는 경선이지 당대표나 원내대표 경선이 아니다"면서 "단순히 명심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식의 판단보단 합리적인 판단이 우선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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