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1분기 효과’ OECD 이어 KDI도 韓성장률 2.6%… 내수 진단은 엇갈려

세종=박소정 기자 2024. 5. 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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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KDI, 일제히 2.2→2.6% 조정
한은 1분기 GDP 발표 이후 줄줄이↑
KDI “수출 덕… 내수는 부진” 명확화
‘수출·내수 균형’ 정부·한은과 인식차

한국은행의 ‘깜짝’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의 한국 성장률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그 선두 주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치를 2.6%까지 올려 잡았다. 전반적으로 2%대 초반에서 2%대 중반으로 조정되는 모습인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이 조만간 발표할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래픽=정서희

◇ KDI·OECD·금융연구원 잇따라 성장률 상향 조정

KDI는 16일 우리나라의 올해 GDP 성장률이 2.6%에 이를 것이라며 전망치를 종전(2.2%) 대비 0.4%포인트(p) 올려잡았다. 앞서 OECD도 지난 2일 한국의 성장률을 KDI와 동일하게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고, 금융연구원도 2.1%에서 2.5%로 수정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 성장률을 일제히 상향하고 나섰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1분기 양호한 GDP로 인해 바클레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시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대다수 분석 기관들이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며 “연간 전망치 중간값이 종전 2%에서 2.5%로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이는 모두 한은의 1분기 경제 성장률 발표 이후 보이는 움직임이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우리나라 1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1.3%(속보치) 성장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0.6%)를 대폭 뛰어넘은 성적이었다. 기획재정부와 한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성장경로”라는 반응이 나왔다. 기재부·한은은 견조한 수출에 더불어 생각보다 양호했던 민간소비가 이런 성적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업데이트되지 않은 기관들의 전망치는 아직 2%대 초반이 머물러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2.3%, 정부·아시아개발은행(ADB) 2.2%, 한은 2.1% 등이다. 한은은 이달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기재부는 6월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새 전망치를 내놓을 방침이다. 시장에선 두 곳 모두 연간 성장률을 2%대 중·후반대로 올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달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1분기 경제 성장률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성 실장은 “반도체 등 주요 산업 업황 호조와 내수 회복세를 반영한 결과”라며 호평했다. /뉴스1

◇ 내수 진단은 ‘아리송’… KDI “금리 조정 없는 한 부진 ‘쭉’”

이처럼 모두 일제히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 여력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내수’에 대한 진단만은 기관별로 온도 차를 보인다. KDI는 이번 경제전망을 통해 ‘내수가 부진한 상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KDI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은 수출 증가세가 애초 바라본 것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보아서이지, 내수가 나아질 것이란 전제가 깔린 것은 아니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금리 기조가 시차를 두고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실질 구매력 정체도 소비 부진에 기여하고 있다”며 “내수가 현재 호황과는 매우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추후 물가가 안정되고 금리가 조정된다면, 내수도 자연스럽게 ‘부진 완화’의 흐름으로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KDI는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한 지표인 올해 민간소비가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4%,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다만 지난 2월 전망(상반기 1.3%·2.1% 증가)보단 0.1%p씩 올려 잡았는데, 지난해 민간소비가 악화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 중 내수 진단 관련 그래프. KDI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미약한 증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KDI 제공

이는 한은·정부의 내수에 대한 평가와는 차이가 있다. 1분기 GDP 성장률 1.3% 중에서 항목별 기여도는 내수 0.7%p, 순수출 0.6%p로 나타나, 수출보단 내수의 기여도가 컸음을 보여줬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1분기 GDP 성장률 발표 이후 “수출-내수의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였다”며 “경제의 성장경로에 선명한 청신호”라고 내수의 선전을 높이 평가했다.

KDI의 설명처럼 여전히 내수가 침체한 상황인지, 정부·한은 말대로 내수 회복의 분명한 신호인 것인지 제대로 된 평가가 확립되기 위해선 결국 2분기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향후 내수 전망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다.

KDI는 민간소비 성장 전망치에 대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미약한 증가에 그친 가운데, 건설투자는 공사물량의 일시적 집중으로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건설 수주의 부진을 감안할 때 둔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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