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열린 두 토론회…나경원 행사엔 지도부 총출동, 윤상현 행사는 '썰렁'?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22대 총선 당선인)이 정책행보를 통해 전당대회 전 '몸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 일동이 나 전 의원 주최 세미나에 일제히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황우여 지도부가 나 전 의원에게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 열린 윤상현 의원 주최 토론회에는 당 지도부나 현역의원 참석이 없었다. 윤 의원도 당권주자 후보군이다.
나 전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을 비롯한 국민의힘 비대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 현역 의원 및 당선자들이 대거 참석해 축사를 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도 '저출생 문제 해결'을 강조한 황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도 "(저출생 문제는) 나 전 의원 말씀처럼 하나의 정책만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재조정되고 재구조화돼야만하는 문제"라며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역임하셨기 때문에 평소부터 이 문제에 대해 해박한 여러 해법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말해 나 전 의원을 치켜세웠다.
추 원내대표 또한 "나 전 의원은 여러분이 다 아시다시피 우리 당의 정말 대표 되시는, 대표급·간판급 의원"이라며 "나 전 의원이 이 (저출생) 문제에 대해 평소에도 너무 많은 문제의식, 위기의식, 해결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22대 국회 출범 전부터 이렇게 (세미나를 주최)하신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의 세미나 참석을 당권 힘 싣기로 볼 수 있겠나' 묻는 질문을 듣자 "관심 있는 주제라 많이들 참석해주셨지 않나 생각한다"고만 답하며 선을 그었다.
앞서 나 전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수도권 당협위원장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는 사실이 이날 언론을 통해 밝혀지며 나 전 의원이 적극적인 '당내 세력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관련 질문에 "제가 뭘 하든 요즘 당권과 관계해서 말씀들을 하신다"면서도 "사실 지금 우리 당이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되느냐에 대한 고민이 많다", "결국 우리당의 재집권 플랜은 어떻게 돼야 하는지, 또 당의 개혁은 어떻게 돼야 하는지 그런 고민이 있다"고 말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숨기진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낙선자들뿐 아니라 당선자들까지 만나기도 하고 말씀도 듣는데, 그런 과정이 여러분들의 의견을 제 의견하고 공유하는 과정"이라고 만찬 자리의 성격을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강력한 당권 경쟁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선 "출마를 원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출마하시는 게 맞다"면서도 "다만 그러한 것에 대해선 결국 당원들이 판단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뭐 '비율을 몇 프로(%)로 해라' 이렇게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여론조사 반영 비율에 있어) 공직후보자는 밖에서 선거를 하니까 좀 더 높게 반영한다면, 아무래도 당 대표나 최고위원은 당원 반영이 좀 더 많아야 하지 않겠나 이런 정도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또다른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윤상현 의원 또한 이날 같은 시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세미나를 개최했지만, 해당 세미나에는 당 지도부 인사나 현역의원, 22대 총선 당선인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나 전 의원 측 세미나와 묘한 대조를 이뤘다.
윤 의원은 이날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국민의힘 3040 낙선자 모임인 '첫목회'에서 발표한 성명을 두고 "저도 진단에 동의한다"며 "작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계속 이야기했고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여러 문제점을 계속 지적해왔다"고 당 쇄신 주장에 힘을 실었다.
특히 윤 의원은 황우여 비대위에 대해 "세상에 이렇게 조용한 당이 어디 있나, 그냥 플래카드 걸고, 사죄 세리머니 하고, 백서TF 띄우고 한 게 뭔가"라며 "저 같으면 낙선인·당선인들을 다 불러 총선 패배의 원인이 뭔지 하루종일 토론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론과 관련해선 "물론 본인 판단"이라면서도 "우리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책임지는 보수, 책임지는 정당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지역방송 대담에 출연한다. 지난 11일 팬클럽 모임을 가진 데 이은 공개 행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S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광주 방문의 의미에 대해 "매년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며 "방송 출연 등을 고려해 이번엔 앞당겨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 "결심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총선 참패에도 당의 위기의식이 여전히 덜한 것 같다. (나의) 전당대회 출마 자체가 당의 변화에 도움이 될 것인지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캄보디아 정상오찬으로 잠행 깬 김건희…대통령실 "배우자 행사 일관되게 임해"
- KDI "韓 성장률 2.6%로 회복"…사실상 野 25만원 지원 반대
- 같은 시간 열린 두 토론회…나경원 행사엔 지도부 총출동, 윤상현 행사는 '썰렁'?
- 추경호 "대통령 거부권은 삼권분립 핵심…제한은 헌법 부정"
- 황우여 "5.18 정신 헌법전문 헌법수록 매우 마땅"
- 우원식, '추미애 대세론' 깨고 국회의장 당선 '파란'
- 라파 공격한 이스라엘, 국제적 비난에 내부 분열까지…"내각 구성원 분열 심화"
- 안철수 "尹정부 검찰 인사, 오얏나무에서 갓끈 매…유감"
- 유인태 "민주당, 황제 모시나? 당 죽어가"…박지원 "명심 개입, 서투른 정치"
- 美 CPI 둔화에 연은 금리 인하 가능성 다시 대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