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만에 꺾인 美물가… `9월 인하론` 불씨 타오를까

신하연 2024. 5. 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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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발표… 1달새 0.1%p 감소
연준 금리인하 기대에 시장 '후끈'
경제지표 둔화세 더해 인하론 탄력
국내, 23일 한은 금통위 결정 주목
[연합뉴스 제공]

전 세계 증시가 주목하고 있는 미국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면서 시장도 한숨 돌리게 됐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나왔던 통화정책 전망은 '9월 인하론'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간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뉴욕증시 훈풍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CPI 둔화에 시장 환호…SK하이닉스 사상 최고가=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66포인트(0.83%) 오른 2753.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전거래일 대비 1.47% 오른 2770.46에 출발한 코스피는 장 초반 전일보다 1.58% 오른 2773.46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치인 2757.09(3월 26일)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이내 상승 폭을 반납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4.16% 급등한 19만3000원에 장을 마쳤고, 장중에는 19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0.38%), 현대차(0.2%), 기아(0.7%), 셀트리온(1.1%), KB금융(1.76%), 네이버(2.22%) 등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대장주 삼성전자는 장중 2.55% 오르며 '8만전자'(장중 고가 8만300원)를 잠시 회복했다가 약보합(-0.13%) 수준인 7만82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의 상승은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전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전망치(3.4%)에 부합하고, 전월(3.5%)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3.61% 상승하면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PI는 지난 1월 3.1% 상승한 이후 2월(3.2%), 3월(3.5%)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해 처음으로 꺾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발표된 4월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0.02% 증가하는 등 민간소비 부진이 확인된 상황이다.

이에 환호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7% 오른 5308.1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가 종가 기준 5300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0% 상승한 16742.39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88% 오른 39908.00에 각각 마감했다. 올해 들어 S&P 500 지수는 23번째, 다우 지수는 18번째, 나스닥 지수는 8번째로 각각 종전 기록을 경신했다.

◇시장의 눈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으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4월 물가지표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시장에 반영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해소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에 집중하고 있다.

CPI 발표 직후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인하 확률은 전일 65.1%에서 75.6%까지 상승했다. 이날 오후 4시 2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는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32%,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52.4%로 각각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물가지표가 연내 2차례 금리인상을 뒷받침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5월 FOMC에 이어 최근 외국은행가협회(FBA) 연차총회 대담에서도 추가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면서 "연준이 한 차례의 고용과 물가 둔화만을 가지고 금리인하를 단행하지는 않겠지만, 4월 고용에 이어 이번 물가지표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에 금융시장이 환호한 가장 큰 이유는 9월 금리인하 불씨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라며 "미국 물가는 물론 각종 경제지표 역시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을 더해주고 있으며, 이는 주요국 금리인하와 맞물려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직후 열릴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가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까지 생각했던 통화정책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며 금리 인하 시점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물가상승률이 연말에 2.3%까지 간다고 하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2.3%로 가는 경로보다 높아지거나 지연되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CPI 둔화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한은이 또 한번 '태도 변화'를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하연·이미선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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