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월 결장" 수술은 시즌 아웃…야심찼던 이정후 ML 첫 시즌, 'RYU 어깨수술 집도의' 소견에 운명 달렸다
[OSEN=조형래 기자] 부상을 입은 선수에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최악이 아닌 차악이 되기를 바라는,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상황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낙관하기만은 힘들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의 운명이 17일(이하 한국시간)에 달려있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1회초 2사 만루 수비 때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뜬공 타구를 잡기 위해 쫓아가다가 펜스와 부딪혔다. 왼쪽 어깨를 강하게 부딪혔다.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왼쪽 어깨를 움켜쥐었다. 고통스러운 표정과 함께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교체된 이후 X레이 검진을 받은 뒤 구단은 이정후가 왼쪽 어깨 탈구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구조적 손상 소견이 나왔다. 단순 탈구와 구조적 손상의 소견 차이는 결국 권위자를 찾게 했다.
구단은 구조적 손상 소견을 발표하면서 ‘17일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의견을 구할 예정’라고 발표했다. 스포츠의학의 권위자이자 류현진의 어깨 수술을 집도했고 오타니 쇼헤이의 팔꿈치 수술을 집도한 스포츠의학 정형외과 부문의 권위자다.
일단 다행인 점은 우투좌타인 이정후에게 왼쪽 어깨 부상은 타격과 수비 등에 큰 영향을 주는 부위는 아니라는 점. 지역지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왼쪽 어깨 부상에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른손으로 던지고 왼손으로 치는 우투좌타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정후와 비슷하게 어깨 탈구 수술을 받으면서 2022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려야 했던 마이클 콘포토는 자신의 경험담을 설명했다. 콘포토는 2017년 9월 왼쪽, 2022년 4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그는 “던지는 쪽의 어깨 수술은 꽤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이정후에게 반대팔 부상은 그나마 다행이다”이라면서 “수술을 받을 지는 모르겠지만 엘라트라체 박사라면 어깨 치료를 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내 어깨를 고치는데도 문제도 갖지 않았다”라면서 이정후가 큰 부상이 아니기를 기원했다.
그러면서 “이정후가 어깨를 다친 게 두 번째라고 알고 있다. 부상을 당하고 다음 날 문자를 보냈다. 이정후에게 ‘우리는 너를 사랑하고, 좋아질 것이라고 말해줬다. 건강하게 돌아와라’라고 했다”라고 밝히며 쾌유를 빌었다.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에서 트레이너 보직을 맡았던 스텐 콘테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어깨 와순 일부를 고정시키는 수술이라면 6~8주 가량 재활이 소요될 것이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어깨 문제에 관해서는 최고의 권위자”라면서 “이정후가 3개월 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어깨가 얼마나 손상됐냐가 문제다. 어깨 앞 뒤가 모두 손상됐다면 6개월 이상 재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의 정형외과 교수 니라브 판디야는 자신의 SNS 계정에 이정후의 어깨 탈구와 구조적 손상에 대해 “뼈에 손상이 있거나 회전근개와 같은 신체적 구조물에 손상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수술을 받지 않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수술을 받지 않게 되면 일반적으로 6~7주 가량 재활이 소요된다.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움직임과 어깨 능력을 되찾는데 6~7주가 걸린다는 의미다”라며 “하지만 이해해야 할 것은 수술을 받지 않았을 때 어깨 안쪽의 구조물이 반드시 치료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습관성 탈구가 일어나지 않도록 어깨 주위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서 잠재적인 재발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을 받는 것을 설명하면서 “만약 수술을 받게 되면 기본적으로 회복까지 4~6개월 가량 걸린다. 구조적인 손상이 다시 정상적으로 보여질 것으로 만드는 관정결 시술이다. 어떤 방식으로 수술을 받을지는 선수의 요구에 따라 결정된다”라고 전했다.
손상이 심하지 않아서 재활만 받는다고 하더라도 전반기 복귀는 쉽지 않다. 수술을 받게 되면 사실상 시즌 아웃을 당할 수도 있는 부상이다.
2018년 이정후는 이미 왼쪽 어깨 탈구 부상으로 신음한 바 있다. 키움 소속이던 2018년 6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어깨 관절 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한 달 가량 재활에 매진한 이정후는 이후 돌아왔지만 2018년 10월,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가 다시 빠졌다. 결국 2018년 11월 왼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 이정후는 6개월 가량 재활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빠르게 재활을 받으면서 2019년 개막전에 맞춰서 돌아온 바 있다.
현재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올해 6년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덮쳤다. 계약 첫 시즌을 야심차게 열어젖히려고 했던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모두 난감해졌다. 이제 17일 어깨 수술 권위자의 소견에 따라 이정후의 야심찬 메이저리그 첫 시즌의 운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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