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 제작을 좀 더 어른스런 방식으로 논의해달라[서병기 연예톡톡]

2024. 5.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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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교양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이 제작중단된 과정을 보면, 과연 공영방송에서 일어난 일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날 '역사저널 그날'의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성명서를 통해 "5월로 예정돼 있던 방송을 사실상 폐지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4월 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기준) 앞둔 4월 25일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 이미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도 끝낸 시점이었다. 이후 녹화는 2주째 연기됐고, 지난주 금요일(10일) 마침내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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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 교양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이 제작중단된 과정을 보면, 과연 공영방송에서 일어난 일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공영방송에서 마치 개인방송에서도 일어나기 힘든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제작 시스템이라는 게 너무 허술하다는 생각도 든다.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지난 2월 시즌 4가 마무리된 후 정비 기간을 거쳐 5월중 새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새 MC는 한가인으로 정하고 곧 녹화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말도 들려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제작이 갑자기 중단됐다. 이날 '역사저널 그날'의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성명서를 통해 "5월로 예정돼 있던 방송을 사실상 폐지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4월 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기준) 앞둔 4월 25일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 이미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도 끝낸 시점이었다. 이후 녹화는 2주째 연기됐고, 지난주 금요일(10일) 마침내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수빈의 소속사는 "KBS에서 연락받은 바도 없는데, '낙하산 MC'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고, 조수빈 아나운서는 일정 등을 이유로 섭외가 와도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역사저널 그날'이 KBS 한두 명의 간부의 입김에 따라 존폐가 결정된다면,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허탈하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과 KBS 편성 규약은 제대로 작동하기는 하는 건가?

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제작진의 의견이 다를 수는 있다. 이럴 때는 서로 설득하는 과정과 토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출연자를 밀어붙이기 하듯 명령조로 하달하고, 안받아들인다고 프로그램 제작팀 해체를 지시한다면,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나 하는 짓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이 되는 인력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미 2013년 'TV쇼 진품명품'에서도 제작 불협화음을 경험한 바 있다. 사측의 독단 때문이다. 사측이 MC를 윤인구 아나운서에서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하라고 통보해 낙하산 논란이 일었고, 제작진은 이를 거부했다. 이를 통해 KBS로서도 수업료를 내고 제작 자율성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실전에서 터득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진행 방식이나 주제 선정 등을 모두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꽤 많다. 그런데 낙하산 MC를 꽂으려다가 무산되자, 무기한 방영 중단과 제작진 해산을 통보했다. 너무 유치한 방식이다. 좀 더 어른다운 방식으로 '역사저널 그날' 제작을 논의해달라.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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