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이어…KBS, 이번엔 라디오 진행에 ‘보수 유튜버’ 발탁
채널서 평소 윤 대통령 옹호 발언 다수
노조 “일방 결정 뒤 제작진 의견 청취”
보수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자 시사평론가인 고성국씨가 KBS1 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자로 발탁됐다. KBS노조 측은 고씨가 진행자로서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진행자 선정이 일방적이었다고 했다.
KBS는 16일 평일 오전 시간대 진행되는 <전격시사>의 진행자가 전종철 KBS 기자에서 고씨로 바뀐다고 밝혔다. KBS는 고씨에 대해 “여러 시사 프로그램 등에 패널로 출연하며 정치 현안에 대해 날카롭고 깊이 있는 분석을 해왔다”며 “현재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시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인지도와 화제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 “고씨가 가진 화제성이 KBS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화제성인가”라며 “고씨는 지난 2013년, 2014년에도 라디오 진행자로 낙점됐다가 정치적 편향성 등 MC 자질 문제가 제기돼 잇따라 하차한 바 있다”고 했다.
고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들을 했다. “보수 정권 중에 진짜 자유주의 정부가 있었는가. 윤석열 정부가 최초로 자유주의 철학을 전면에 내건 정부라고 생각한다”(지난 7일 영상) “대통령한테 책임을 미루고 김건희 여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패배한 국민의힘에 당장은 마음 편한 자기변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이거야말로 유아적 떼쓰기다”(지난달 22일 영상) 등이다.
고씨 채널엔 ‘채상병 특검-25만원 민생지원금 합의, 절대 안 된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 더할 수 없이 잘했다’ ‘이명박-박근혜처럼 윤석열 대통령을 또 잃을 것인가’ ‘108석의 국민의힘, 좌파들의 빈틈을 노려라’ 등 윤 대통령을 비호하는 제목의 콘텐츠들이 다수다.
KBS본부는 “진행자 선정을 주도한 박진현 시사제작국장은 고씨를 진행자로 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사후적으로 제작진 의견을 청취했다”며 “앞서 벌어진 <역사저널 그날> MC 선정 논란과 고씨 임명 과정은 묘하게 닮아있다. 내외부의 힘을 가진 누군가가 KBS에 자신들의 색깔을 칠하려는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MC 선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나”라고 했다.
고씨는 이달 20일부터 <전격시사>를 진행한다. 전 기자는 오후 5시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레터K>를 맡는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5131446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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