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SO 사업자의 어려움과 새로운 전환점

2024. 5. 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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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

얼마 전 나온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유료방송 시장의 격변 속에서 케이블TV 사업자(SO)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SO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SO들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인 대형 사업자인 MSO 전체가 방송부문 영업적자 전환 위기에 처하면서, SO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MSO의 위기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MSO의 방송사업 매출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5개 주요 SO의 매출 감소율은 평균 3.6%에 달한다. 이는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세와는 정반대 행보다.

주요 SO 방송사업 매출 추이 (2018~2022년, 단위 억원)

주요 MSO 5 개 사업자의 방송 무분 영업이익이 4년 전에 비해 92% 감소했다. SO 사업자들은 지역 채널 의무 편성 및 지역 마케팅의 제약으로 인해 전국 사업자들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게 만들어 낮은 가입자당 평균 매출 대비 비용(ARPU) 증가의 부담이 크다. 더불어, 기술적 이중 투자 문제도 심각하다. 기존 가입자들을 위해 RF 투자를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IP 기술에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SO 사업자들은 높은 고정비용을 유지해야 한다. 케이블 인프라 유지와 관리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IPTV 사업자들의 성장세는 무섭다.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KT, SK브로드밴드, LG U플러스 등 IPTV 3사는 모두 1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통신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며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또, SO와 IPTV간의 영업이익률 격차를 여실히 보여준다. 2022년 기준, IPTV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1.5%인 반면, MSO 5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2%에 불과하다. 양 진영 간 수익성 격차는 10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2023년부터는 모든 MSO가 영업적자 상태에 처해질것으로 보여진다.

MSO-IPTV 영업이익률 추세(단위 : %) 주 : 2023년 부터는 예측치

이러한 격차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통신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다. IPTV를 운영하는 KT, SKB, LG U+ 모두 통신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통신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콘텐츠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여기에 최신 기술을 도입하고, 사용자환경·사용자경험(UI·UX)을 개선하며, 고품질 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가입자 증대로 이어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불어 망을 활용하는데 이통사의 재원을 그대로 사용해 운영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SO는 열악한 투자 여력으로 인해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OTT의 성장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크게 바뀌면서 SO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실제로 SO의 가입자 수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 이탈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고질적인 수익구조 문제까지 겹치면서 SO의 위기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SO의 주요 수익원은 방송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IPTV는 통신사업과의 결합상품 판매, 광고, 커머스 등 다각화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표 1]에서 보듯 IPTV의 방송사업 비중은 평균 14.1%인 반면, SO는 64.7%에 달한다. 수익원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보니, 방송사업의 부진이 즉각 SO의 실적 악화로 직결되는 구조인 것이다.

[표 ] 주요 SO vs. IPTV 3사 매출구조 비교 (2022년)

이제 SO의 위기는 단순히 한 업계의 위기가 아니다. SO는 지역밀착형 방송 서비스를 통해 지역 문화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SO의 몰락은 곧 지역 미디어 생태계의 붕괴를 의미한다. 실제로 SO의 영업이익 감소는 고스란히 지역 채널 제작비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인내하고 있지만 그 인내의 끝에 다다르고 있다. 거기에 지상파와 콘텐츠 사업자에 납부하는 콘텐츠 대가가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어 안정적 사업을 영위하기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또, 홈쇼핑 송출수수료 분쟁으로 인해 수익성은 점차 더 나빠지고 있다.

SO의 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SO, 지역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SO 영업적자 전환을 계기로, SO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SO와 지역이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위기는 기회가 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SO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SO의 지역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재정 지원, 세제 혜택, 방송통신발전기금 인하 등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 아울러 네트워크 고도화, 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투자 지원도 시급히 병행돼야 한다.

물론 SO 스스로의 혁신 노력도 절실하다. 불합리한 수익구조 개선,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가입자 확대 등 내부 혁신이 요구된다.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차별화된 가치 창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또 지역 사회와의 협력 또한 중요하다. 지역민의 니즈를 반영한 프로그램 제작, 지역 행사와 연계한 특별 편성 등 소통의 창구를 넓혀야 한다. SO에 대한 지역민의 자긍심과 애정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 yh.kim81@dgu.ac.kr

〈필자〉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이자 오픈루트 연구위원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분야 전문가다. 미디어와 경영 관련 학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미디어 정책 관련 각종 연구반과 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하며, 미디어 산업을 보는 폭넓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미디어 산업에 사회·경제 효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미디어 컨설팅과 연구를 수행하는 오픈루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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