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의 승부수, 과연 '무도 가요제' 명성 재연할 수 있을까

최영균 칼럼니스트 2024. 5. 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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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전가의 보도 음악 예능의 노선 전환 통할까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음악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는 코로나 시국으로 열고 싶었지만 미뤄뒀던 축제를 '같이 놀아, 봄'이라는 타이틀로 열기로 하고 몇 달에 걸쳐 방송을 통해 빌드업 중이다. 축제 라인업을 처음 공개한 후 드라마 '수사반장 1958' 팀과 콜라보, 김석훈과 서울 시내 탐방 및 하이브 방문, 김광규와 은혜 갚기, 가족 운동회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방송했다.

전체 라인업과 축제 장소 일자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별개의 내용들에 대한 방송이 한 달 정도 길게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 11일 방송에서 다음 달 13일로 축제 일자를 확정했다. 봄이 아닌 초여름인 6월 초로 변경된 점 때문인지 축제 명도 '놀뭐 축제'로 수정해 알리면서 축제 프로젝트가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처음 '놀뭐 축제'는 반갑고 궁금한 아티스트들을 모아 오프라인 공연 축제를 연다는 계획이었다. 유재석이 축제 팀장 역할을 하고, 라인업 중 아카펠라 그룹 오직 목소리, 걸그룹 러블리즈 그리고 김태우가 먼저 공개됐다. 라인업이 확인된 아티스트들은 방송을 통해 맛보기 무대를 가졌다.

오직 목소리는 아카펠라로 무한도전 가요제 메들리와, 악기나 전자기기로 가능할 소리들을 목소리로 재현해내는 퍼포먼스로 '놀면 뭐하니?' 멤버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멤버 미주가 속한 걸그룹 러블리즈가 등장해 'Ah-Choo' 등 히트곡을 들려줬다. 개별 활동을 해오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별다른 연습도 없이 모처럼 함께 공연을 펼쳤지만 복잡한 과거 안무를 큰 실수 없이 매끄럽게 소화하며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요즘 축제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최근 대학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진행자인 MC 섭이를 초대해 흥겨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태우도 섭외됐는데 앞치마 드러머 사장님의 존재로 유명한 종로의 호프집을 함께 방문해 사장님 최애곡인 '사랑비'를 현장에서 손님들과 함께 부르는 맛보기 시간도 가졌다. 11일 방송에서는 '놀면 뭐하니?' 고정 멤버인 주우재와 박진주도 듀엣으로 축제에 서기로 추가로 확정하고 배우 임원희가 참여 중인 밴드 전파상사를 만나 섭외를 논의했다.

'놀뭐 축제'는 '놀면 뭐하니?'에게 굉장히 중요한 특집이다. '놀면 뭐하니?'의 핵심적인 콘텐츠인 음악 예능의 방향 전환이 시도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놀면 뭐하니?'의 음악 예능은 지금까지 음원을 준비, 발표하는 과정을 다루는 방향으로 추진돼 왔다,

MC 유재석이 트로트 도전에 나섰던 유산슬 프로젝트 뽕포유를 비롯해, 싹쓰리, 환불원정대, MSG와 WSG워너비 등 때로는 유재석이 멤버로, 때로는 외부 출연진들로만 팀을 구성해 음원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발표된 음원들은 싹쓰리부터 모두 음원 차트 1위를 휩쓰는 등 큰 반향을 얻기도 했다.

그러다 보이그룹 원탑과 여성 듀오 주주 시크릿 프로젝트에 오면서부터 음원 차트 1위에 오르지 못하는 등 '놀면 뭐하니?'의 음악 예능 파급력은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번 음악 프로젝트는 음원 발표가 아닌 공연으로 방향이 선회됐다.

'놀면 뭐하니?'의 음악 예능들은 프로그램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으로부터 계승한 것이다. 지금은 MBC를 퇴사한 김태호 PD가 탄생시킨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는 음악 예능을 핵심 콘텐츠로 공유한다.

'무한도전' 음악 예능은 음원 발표와 공연이 함께 하는 방식이었는데 가요제라는 타이틀로 선보였다. 음원을 준비하고 가요제라는 공연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면 큰 반향과 함께 차트를 지배하던 그런 흐름으로 이어졌다.

'놀면 뭐하니?'는 그중 음원 발표 부문만을 일단 계승했다가 이제 나머지인 공연까지 물려받는 모양새가 됐다. '놀뭐 축제'는 그래서 '놀면 뭐하니?'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인 음악 예능의 앞날이 걸린 문제라 결과가 특히 중요하다.

시청률이나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놀면 뭐하니?'의 음악 예능은 공연 형식으로 계속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놀뭐 축제'도 위축된 음원 발표 특집처럼 큰 반향을 얻지 못한다면 '놀면 뭐하니?'에서 음악 예능은 막다른 길에 처할 수 있다.

음악 예능은 '놀면 뭐하니?' 초창기 시청률이 주춤할 즈음이면 등장해 상승세를 불러일으키던 그런 콘텐츠였다. '놀뭐 축제'의 날짜를 확정한 11일 방송분도 4%(이하 닐슨코리아)를 넘기면서 '놀면 뭐하니?'로서는 근래 좋은 시청률 수치를 기록했다. '놀뭐 축제'가 이제 오는 7월이면 5년 차가 되는 중견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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