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왜이러나..'전국노래자랑'→'역사저널', MC 교체 잇달아 '잡음'[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KBS가 MC 교체를 두고 연이은 잡음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의 급작스러운 MC교체로 인한 시청자들의 반발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난데없는 '역사저널 그날'의 낙하산 MC 사태가 발생하면서 KBS를 향한 대중의 불신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에서는 KBS PD 협회의 '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MC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김세원 KBS PD협회 회장,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 조애진 언론노조 KBS 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언론노조 KBS 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 등이 참석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역사가 움직인 터닝 포인트인 '결정적 하루'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 지난 2013년 첫 방송된 '역사저널 그날'은 올해 2월 445부작으로 막을 내렸다. 당시 홈페이지에는 "2024년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잠시 재단장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새로워진 모습으로 5월 중 인사 드리겠습니다"라는 공지가 게재됐지만, "종영안내"라는 제목으로 인해 새 시즌 개편인지 종영인지 혼란을 유발했던 바.
이 가운데 지난 13일, 조수빈이 '역사저널 그날'에 낙하산으로 캐스팅됐다가 불발됐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역사저널 그날'의 개편 과정에 배우 한가인이 MC로 섭외됐지만 KBS 사측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특위 위원 등을 지낸 전직 KBS 아나운서 조수빈을 MC로 밀어붙이려 했고, 무산되자 프로그램이 잠정 폐지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수빈 측은 "조수빈 씨는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의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 또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과 관련해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KBS 측 역시 "'역사저널 그날'이 폐지된 것은 아니다. 2월 중순 이후로 재정비 중"이라며 "다음 시즌 재개를 위해 프로그램 리뉴얼 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형식, 내용, MC,패널 출연자 캐스팅 등 관련해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 프로그램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향후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KBS PD 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 의혹'에 입을 열었다. 기훈석 언론노조 KBS 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은 "갑자기 녹화 근무 3일 전에 MC를 바꾸라고 했다. 교체하려면 최소한 한달 전에는 이야기한다. 3일 전에 안되는 건 상식적이다. 그리고 이유가 없다. 유명 배우와 조수빈의 차이는 다 아실 거라 생각한다. 왜 최소한의 이유도 밝히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본부장을 제외한 모든 간부, 모든 PD가 조수빈이 들어온 걸 반대한다. 이 정도면 철회를 하는데 누구의 지시가 있고 명령이 있기에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납득이 안되는 건 조수빈이 출연하지 않겠다는 거다. 그러면 안하면 되는데 그 사람이 안 한다고 프로그램을 폐지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KBS PD 협회 측은 "제작진이 여러 상황을 수습하던 사이, 조수빈 측으로부터 스케줄이 안된다며 '역사저널 그날' 부장에게 연락해 왔다. 공식 섭외를 받은 적 없다며 유감을 표명한 조수빈에게 묻고 싶다. 왜 섭외를 받지도 않은 프로그램에 일정을 핑계로 출연 불가 통보를 했나. 이는 스스로 낙하산 MC임을 인정한 것 아닌가"라며 "섭외 받은 적 없다는 사람이 매니저가 전화해서 안된다고 하겠나. 그게 사실이면 다른 사람이 제작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건데 그게 더 이상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저널 그날’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그와 동시에 세월호 다큐 불방 등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계속 되는 부분에 그 배후를 밝히겠다"며 "TV 편성 위원회, 공정방송 위원회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배임행위를 감사실에 고발할지, 경찰, 검찰에 고발할지 검토하겠다. 위반 사항 등에 대해서도 압박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의 MC 교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국노래자랑' 역시 故송해의 갑작스러운 부고로 그 후임에 낙점됐던 김신영이 돌연 하차 소식을 전해 논란이 일었다. 김신영은 지난 2022년 6월 8일 세상을 떠난 故송해의 후임으로, 그해 9월부터 '전국노래자랑' 새 MC로서 전국을 누볐다. '전국노래자랑'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MC인 만큼 김신영을 향한 우려의 시선 만큼이나 응원도 뒤따랐고, 김신영은 1년 6개월간 굳건히 '송해 후임'이라는 무거운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속사 측은 "김신영이 9일(토) 녹화를 끝으로 하차를 통보받았다. 제작진 역시 지난주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하며 연락이 왔다"며 "2년여 간 전국을 누비며 달려 온 제작진과 힘차게 마지막 녹화에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신영의 후임은 남희석. KBS 측은 "'전국노래자랑'의 새 진행자로 남희석이 확정됐다. 故 송해에 이어 젊은 에너지로 이끌어주셨던 김신영에게 감사드리며, 새로운 진행자 남희석에게 응원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MC 교체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교체 이유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제작진도 당황할 정도로 일방적인 '급' 하차를 통보하는 것은 당사자에 대해서도, 시청자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전국노래자랑' 측은 시청자 청원 답변을 통해 김신영의 MC 발탁 이후 화제성 증가와 달리 시청률이 하락했으며,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국노래자랑' 측은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특집을 기획하는 등 김신영 님과 함께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오랜 세월 프로그램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그 어떤 MC도 故 송해 님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나, 44년 전통의 프로그램의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 마지막 녹화를 마친 뒤 소속사를 통해 "'전국노래자랑'은 전국의 모든 출연진 분들 시청해주신 분들이 주인공이고 MC는 거들뿐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전국의 주인공 분들이 노래자랑을 통해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희극인으로서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고생한 제작진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진심어린 인사를 전했다.
이처럼 MC 교체로 논란이 일었던 사례가 연이어 등장하자 대중들은 KBS를 향한 실망과 분노를 드러냈다. 더군다나 KBS는 공영방송이다. 이에 온라인 상에는 "공영방송 맞냐", "수신료의 가치는 어디로 갔냐" 등의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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