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조롱하는 영리한 삼성” 평가 나온 美갤럭시탭 광고 보니
“우리는 결코 창의성을 무너뜨리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모바일US)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하며 공개한 광고가 ‘예술가 폄훼’ 논란 끝에 방영을 중단한 지 며칠 만에 삼성이 새로운 갤럭시탭 광고를 선보였다. 삼성 광고 속 여성은 부서진 기타를 집어 들더니 갤럭시탭에 저장된 악보를 보며 연주를 이어갔는데, 애플의 광고를 비틀며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듯 보였다.
15일(현지 시각) 삼성모바일US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언크러쉬(uncrush)’라는 제목의 갤럭시탭S9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한 여성 음악가가 부서진 잔해가 널브러진 공간을 걸어가다가 부서진 기타를 집어 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여성이 삼성의 갤럭시탭 S9으로 악보를 보며 기타를 연주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내용이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잔해와 부서진 기타는 애플 광고 속에서 유압프레스로 뭉갠 사물을, 여성이 앉아 있는 곳은 유압프레스를 연상시켰다. 또 애플 광고와 대조적으로 삼성 광고 속 보면대에 놓인 갤럭시탭 S9은 여성의 연주, 즉 예술·창작 활동을 돕는다는 의미로 읽혔다.
삼성의 신형 태블릿인 ‘갤럭시탭 S9′을 소개하며 광고는 끝난다. 광고 말미에 삼성은 “창의성은 무너질 수 없다(Creativity cannot be crushed)”고 말한다. 삼성은 또 이 영상을 올리며 “우리는 결코 창의성을 무너뜨리지 않을 것(We would never crush creativity)”이라고 썼다.
IT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해당 광고에 대해 “이는 애플의 광고를 조롱하는 영리한 방법이며 전체적으로도 매우 세련되게 만들어졌다”고 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7일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하면서 공식 유튜브 채널에 ‘크러시(crush)’라는 1분짜리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애플의 새 광고는 피아노, 기타, 카메라, 페인트 통 같은 아날로그 기기와 도구들을 대형 유압 프레스에 넣고 뭉개 버리니 결국 아이패드 하나만 남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러 창작 도구들이 결국 아이패드 하나로 통합된다는 의미를 담으려 했지만, 오히려 창작자들의 노력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애플은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하고, 새 광고를 TV에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
설상가상 해외를 중심으로 이 광고가 LG전자가 2008년 출시한 3인치 풀 터치스크린 800만 화소 카메라폰 ‘르누아르(LG-KC910)’ 광고와 유사하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무려 16년 전 나온 LG의 광고에서도 악기, 카메라 렌즈, 페인트가 유압 프레스로 부서진 후 마지막으로 휴대전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 광고 영상을 비교해보면, 여러 물건들이 탑처럼 쌓인 상태로 광고가 시작되는 장면부터 악기, 카메라 등이 차례로 뭉개지는 장면, 마지막에 각각 휴대전화와 아이패드가 등장하는 장면까지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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