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대통령 외엔 식민지 시대 과오에 '어정쩡'…"배상은 안돼"

권영미 기자 2024. 5. 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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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외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과거 식민지 시대에 저지른 과오에 대해 배상할 생각은 없지만 일부 역사적 행위에 대해 사과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파울루 랑겔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열린 역사적 배상에 대한 토론 중 "포르투갈 식민지 과거에 대해 다른 국가를 보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이나 행동 프로그램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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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외무장관 "사과는 해도 배상은 안돼"
극우 체가당, 대통령에 반역죄 적용 발의했지만 부결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 내외(오른쪽)와 한때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왼쪽). <자료 사진> 2023.4.2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포르투갈 외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과거 식민지 시대에 저지른 과오에 대해 배상할 생각은 없지만 일부 역사적 행위에 대해 사과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파울루 랑겔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열린 역사적 배상에 대한 토론 중 "포르투갈 식민지 과거에 대해 다른 국가를 보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이나 행동 프로그램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사과하는 게 맞는다면 위리야무 학살처럼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급한 위리야무 학살은 1972년 독립 전쟁 중 모잠비크의 한 마을에서 약 400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사건을 말한다. 2022년 안토니우 코스타 전 총리는 이 사건을 "변명할 수 없는 행위"라고 부르며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과거사에 대한 배상 문제는 지난 4월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대통령이 13년간의 식민지 전쟁을 종식한 군 지도자들의 쿠데타 50주년을 며칠 앞두고 제기했다.

대통령은 "우리는 그곳에서 한 일에 대해 책임이 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배상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1년 앙골라 독립군은 앙골라의 한 마을을 습격해 백인 수십명을 살해했는데 이때부터 식민지 아프리카 민족주의자들과 포르투갈 간의 식민지 전쟁이 시작됐다. 다른 식민지들도 독립 전쟁을 시작하면서 포르투갈 경제는 급속도로 기울어 파산 직전까지 갔다.

이에 1974년 4월 포르투갈의 젊은 장교 수백명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고 식민지였던 앙골라와 모잠비크 등을 독립시켰다. 이로써 1415년부터 1975년까지 560년간의 포르투갈 식민시대가 끝난 것이다.

포르투갈은 브라질도 1534년부터 1822년까지 식민 지배했다. 마르셀루 대통령은 식민지 시대에 저지른 식민지 자원약탈, 원주민 학살, 노예 매매 등이 범죄라며 배상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의 발언은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극우 체가당은 의회에서 마르셀루 대통령을 반역죄로 기소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날 부결됐다. 포르투갈에서는 과거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정리해야 할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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