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2차전지 사업 '먹구름'…LG-화유코발트, SK온-GEM 합작사 추진 '사실상 중단'

고종민 2024. 5. 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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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EOC 중국 기업 지분 25% 규정으로 난항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새만금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내 2차전지 기업과 중국 기업 간의 합작사 추진이 사실상 중단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중국 화유코발트, SK온-에코프로-중국 GEM(거린메이) 간의 새만금 전구체 합작사 추진이 예상보다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중국 화유코발트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배터리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 혼합물) 합작 공장을 2028년까지 짓기로 했다. SK온과 에코프로는 지난 3월부터 중국 전구체 업체 거린메이(GEM)와 3자 합작으로 새만금에 1조2100억원을 투자해 연간 5만톤 규모 전구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외국우려기업(FEOC) 세부 규정안이 2025년 1월 발효되는 가운데, 두 합작사는 이달 말까지 새만금투자청에 투자 계약을 맺고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해야 한다.

◇ 미 FEOC의 중국 자본 25%룰, LG·SK 등 새만금 전구체 투자 철회 우려

16일 2차전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화유코발트, SK온·에코프로·GEM은 5월 말까지 새만금투자청과 맺은 전구체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MOU) 본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해야 한다.

본 계약 체결 소식이 늦어지는 이유는 지분율 문제로 알려졌다. 미국의 FEOC 지침 발표가 MOU 체결 당시 중국 측 지분율의 변동을 필요하게 만들었으며, 새만금 전구체 생산 시설 건립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FEOC 지침을 통해 중국 자본의 지분율이 25% 이상인 합작 법인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고, MOU 체결 당시 중국 측의 지분율은 각각 50% 안팎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본이 25% 이상 기업은 미국 내 생산된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7500달러) 혜택 받을 수 없게 된다.

2차전지 업계 고위 관계자는 “새만금에 투자하는 LG화학 조인트벤처와 SK온 조인트벤처는 5월말을 기한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해야 하나 업계에선 사실상 투자를 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두 프로젝트는 중국 측의 제안에서 시작됐으며, 중국측 지분율 감소가 받아 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측 입장에선 큰 프로젝트이기도 하지만 수익성을 대폭 낮추면서 진행하기에는 입장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화학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FEOC 관련 답변에서 새만금 전구체 공장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FEOC 관련해선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한다고만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입장에선 FTA를 체결하고 자국 영향력을 크게 가지고 갈 수 있는 인도네시아 등으로 투자를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LG화학과 SK온의 새만금 전구체 공장 투자는 오리무중 상태”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의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LG화학]

◇ LG화학, SK온 새만큼 프로젝트는 무엇?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앞서 새만금국가산업단지 6공구 33만㎡(10만 평) 부지에 총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 착공 계획을 세운바 있다. 2029년부터 연간 5만 톤(t)의 전구체 양산이 목표였다. 이는 전기차 약 60만 대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현지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 내 생산 거점의 증설 가능성은 낮춘 셈이다. 현재 LG화학은 비중국 거점으로 추가 예정인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2027년 12만톤)과 유럽 양극재 공장(시기 미정, 6만톤) 등의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SK온과 GEM은 연 생산량 5만톤 수준의 전구체공장을 연내 착공해 2024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당시 GEM코리아는 전구체 생산능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며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을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새만금 전구체 기업의 목적(미국 수출)에 맞게 조정을 하려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추가 투자를 통해 중국 합작 법인의 지분율을 75%까지 높이거나 생산 물량을 미국 이외 시장에 팔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전구체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원가의 65%~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로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섞은 화합물이다. 현재 중국 수입 비중이 90%를 넘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미국 판매용 전기차 생산을 위해선 국내 생산과 비중국기업·비중국 지역 생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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