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목마' 전략 쓰는 새 비만치료제…"위고비보다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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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식욕 조절에 영향을 정미치는 신경세포에만 특한 분자 조절제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약물을 고안했다.
기존 탁월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산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보다 더 강력한 효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분자 조절제를 숨긴 채 중추에 전달된 GLP-1은 기존 약물보다 더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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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식욕 조절에 영향을 정미치는 신경세포에만 특한 분자 조절제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약물을 고안했다. 기존 탁월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산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보다 더 강력한 효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제 이 약이 출시되기까지 임상 3상을 거쳐야 하는 만큼 수 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의 핵심은 신경 가소성으로도 알려진 뇌의 가소성을 활용하는 데 있다. 뇌 가소성이란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하고 재구성하는 뇌의 능력이다. 뇌가 새로운 경험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고, 부상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진은 뇌의 영역을 재구성할 수 있는 뇌 가소성을 비만 영역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토퍼 클렘센 코펜하겐대 노보노디스크기초대사연구센터 교수는 “오늘날 시판 중인 GLP-1 계열 체중감량제는 1세대 체중감량제로 평가된다”면서 “이제 우리는 뇌의 가소성을 활용해 매우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체중감량제를 개발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며 체중감량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GLP-1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GLP-1 안에 식욕 조절 중추를 조절하는 분자 조절제를 숨겨 뇌 안으로 전달하는 전략이다. 마치 거대한 목마 안에 병사들을 숨겨 적진에 침투시킨 '트로이 목마'를 연상케 한다.
분자 조절제를 숨긴 채 중추에 전달된 GLP-1은 기존 약물보다 더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일 수 있다. 클렘센 교수는 "쥐 실험 결과 '트로이 목마' 방식을 사용해 GLP-1을 투여한 일부 쥐는 기존 GLP-1 계열 체중감량제와 동일한 방식을 사용한 쥐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두 배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개발된 약은 GLP-1 계열 체중감량제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체중감량제는 적정량을 복용하는 과정에서도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효능이 뛰어난 신약은 소량만 처방해도 체중을 줄일 수 있어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고안된 새로운 체중감량제는 아직 전 임상 단계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3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8년정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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