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재판없는 수요일 한가하지? 토론하자”...트럼프 “흥행위해 큰 장소서 붙자”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4. 5. 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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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9월 TV 맞장토론 성사
美 후보지명 전 이례적 격돌
바이든, 사전투표 전 반격 의도
트럼프, 바이든 말실수 부각 노려
월가 ‘빅샷’ 속속 트럼프 지지
그리핀 “트럼프 외교 강점”
2020년 10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TV토론 현장 <AFP·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대선후보 지명 전인 6월 27일 첫 맞장 TV토론을 펼친다. 정당별 대선후보 확정 절차인 민주당(8월)과 공화당(7월) 전당대회 전에 유력 후보가 토론장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대선 레이스 열기가 조기에 점화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방송에서 제안한 6월 27일과 ABC뉴스 주관으로 9월 10일에 1대1 TV토론하기로 동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유튜브 영상과 서한을 통해 초당적 대선후보 토론 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세 차례 토론 일정 대신에 6월과 9월에 두 차례 TV토론으로 맞붙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당시 두 차례 토론에서 내게 패배했다”며 “그 이후로 그는 토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마치 나와 다시 토론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혐의와 관련한 뉴욕 형사재판에서 휴정일이 주 5일 중에 수요일인 점을 거론하며 “도널드, 날짜를 정하자. 수요일엔 한가하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바이든 대통령은 7월 중에 부통령 후보들의 토론도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안대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바보 같은 조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으며 기꺼이 토론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바이든이 군중을 두려워하겠지만 2번 이상 토론을 강력히 추천하며, 흥행을 위해 매우 큰 장소를 제안한다”며 “언제든 말만 하라. 나는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와 트럼프 대선 캠프는 지난 몇 주간 토론 일정을 비공개로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든 붙어보자”며 토론을 먼저 압박했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꺼이 토론하겠다”며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미국 대선후보 토론회가 6월에 진행된다면 1988년부터 초당적 대선후보 토론준비위가 9~10월 세 차례 토론회를 개최하던 36년 전통을 깨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 대선 토론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고 9월 대선 사전투표 시작 전에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재판 등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고 여성 낙태권 보호를 파고드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0분 동안 TV 생중계 토론장에서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을 확인하면서 말실수를 유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불법 이민자, 두 개의 전쟁 등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양측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토론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합의내용을 확인하고 나서 곧바로 두 차례 더 토론하자고 제안했고, 바이든 대선캠프에서는 “더 이상의 게임은 없고 토론도 없다”며 추가 협상을 거부한 상황이다.

또한 토론 참여 조건도 앞으로 양측에서 조율해야할 사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등한 발언시간 등 엄격한 규칙에 따른 토론회를 요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흥미 목적으로 큰 장소에서 토론이 진행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무소속 대선 후보들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15% 이상 지지율 확보 등의 TV토론 참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바이든·트럼프 토론 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월가 ‘큰 손’들과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이 속속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가 억만장자이자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인 케네스 그리핀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3번의 루저(패배자)’라고 비난했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대선캠프에 수 백만달러 기부금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교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대선결과에 불복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 후원을 중단했다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강경정책과 감세 방향에 대해 “옳은 측면이 있다”며 옹호하고 나섰다. JP모건은 민주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에 더 많은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앤드리센 앤드리센호로위츠 벤처캐피탈 공동창업자 등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울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재계 거물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과 인플레이션, 국경통제와 불법이민 증가, 중동외교에 대해 실망감을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층 내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발기류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일한 공화당 대선후보이지만 지난 3월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에 대한 향수가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잔여 경선일정이 치러지는 가운데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4일 치러진 메릴랜드, 네브래스카, 웨스트 버지니아 등 3개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20%가량의 지지율을 얻었다. 헤일리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이동해 결집하지 않고 여전히 반트럼프 정서를 표출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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