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도 성적도 좋은데” KIA 24세 오른손 거포의 하룻밤의 꿈…AVG 0.343 대폭격? 지치면 안 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기하는 자세와 성적이 좋은데 못 올려준 사정이 있었다.”
어느 팀이든 지도자에게 특별히 아픈 손가락이 있기 마련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에게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은 변우혁(24) 아닐까. 이범호 감독은 지난 12일 SSG 랜더스와의 광주 더블헤더에 맞춰 특별엔트리에 변우혁과 김현수를 등록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13일에 곧바로 1군에서 빠졌다.
사실 변우혁은 KIA로선 아깝고, 운이 안 따르는 케이스다.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부터 이우성, 오선우와 1루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더구나 황대인이 2군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칼을 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변우혁은 시범경기 시작과 함께 이탈했다.
물론 이범호 감독이 일찌감치 이우성을 주전 1루수로 염두에 뒀던 건 맞다. 그러나 변우혁이 캠프에서부터 준비과정과 자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건 사실이다. 문제는 1군에 변우혁의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나성범이 시범경기 막판, 황대인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이미 1군에서 검증된 외야 백업들과 MVP 출신 서건창, 내, 외야를 오가는 이우성까지 있었다. 도저히 변우혁이 파고들 틈이 없었다.
그렇게 변우혁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퓨처스리그를 폭격 중이다. 23경기서 70타수 24안타 타율 0.343 4홈런 17타점 OPS 1.028. 이런 타자가 1군 더블헤더에 2명의 특별엔트리를 시행할 수 있는 상황서 광주에 입성하는 건 자연스러웠다.
변우혁으로선 선발 출전한 1차전이 아쉬웠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타석 모두 주자가 있을 때 등장했지만,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방만 쳤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었다. 경기가 크게 기운 2차전 막판 우전안타 한 방을 날려 3타수 1안타로 더블헤더를 마쳤다.
이범호 감독은 12일 더블헤더를 앞두고 “2군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라이브로 봤다. 경기하는 자세와 성적이 좋은데 못 올려주는 사정이 있었다. 2군에서 상당히 좋은 마인드로 잘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성이와 건창이가 잘 하고 있어서 엔트리 한 자리를 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변우혁은 14일 고양 히어로즈전에 맞춰 곧바로 2군에 돌아갔다. 그날 안타와 볼넷 하나씩 기록하며 또 다음 1군 기회를 위한 기약 없는 준비에 들어갔다. 첫 번째 기회는 놓쳤지만, 시즌은 아직도 길게 남아있다. 변우혁을 위한 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거포 유망주로서의 포텐셜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지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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