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2명 연락두절”…냉혹한 자립 청소년의 현실 [친절한 뉴스K]

김세희 2024. 5. 1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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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인이 되면서 보호 시설을 떠나는 자립준비청년들은 사회에서 홀로 힘겨운 첫 발을 뗍니다.

정부의 도움이 있어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립청년들이 많은데요.

온전한 자립을 위해 부족한 것은 무엇지,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만 18세인 성인이 되면 보육원이나 위탁가정 등의 보호가 종료되는 자립준비청년들.

해마다 2천 명 가량이 홀로서기에 나서게 되는데요.

정부에서는 자립 정착금과 함께 5년 동안 월 50만 원의 자립 수당을 지원하고 있는데도 자립지원청년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자립준비청년 A 씨는 최근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잃었습니다.

특별한 수입이 없었지만, 로스쿨을 준비하려 대학을 휴학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A 씨/자립준비청년/음성변조 : "(휴학을 하면) 근로 능력이 있다고 판단을 나라에서 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집세 등을 내고 나면, 남는 생활비는 고작 30만 원에 불과합니다.

[A 씨/자립준비청년/음성변조 : "최근에 아파서 병원비가 좀 많이 들어갔었거든요. 생활비적인 측면에서도 조금 힘들어지게 되더라고요."]

체육 강사로 일하는 자립준비청년 B 씨는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따 노인체육 전문가가 되는 게 꿈입니다.

[B 씨/자립준비청년/음성변조 : "저는 지금 일을 안 하면 앞으로 하루 살기도 힘들어서. 퇴근하고 집 와서 1시간 꼬박 (공부) 해도 부족하고…".]

생활비가 부족해 식당 아르바이트까지 했는데 역시 수급자에서 탈락했습니다.

[B 씨/자립준비청년/음성변조 : "돈도 많이 버는 게 아닌데 이렇게 끊기는 게 맞나 싶기도 해요."]

자립준비청년 3명 가운데 1명은 월 소득이 100만 원도 되지 않습니다.

취업한 자립준비청년 절반 이상은 서비스업과 단순 노무직 등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선 자립준비청년들의 취업과 주거,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에 자립지원전담기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립준비청년 10명 가운데 2명은 연락조차 닿지 않아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낯선 전담기관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구준선/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사회복지사 : "기관이 바뀌어서 (사후 관리가) 진행이 되는 거여서 당장 잘 모르는 사람에게 나의 상황이나 이런 이야기들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사실 많지 않다 보니…."]

이 때문에 자립해야 하는 18세 이전부터 사회적 지지 기반이 형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보호시설 등을 나온 이후 소득 수준이나 심리적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민정/초록우산 복지사업본부 팀장 : "우울감도 오히려 첫 해보다 2~3년이 지나면 더 증가하는 그런 수치들을 볼 수가 있거든요. 5년 이후가 더 힘들다. 왜냐하면, 자립 수당(지원)이 끝나기 때문에…."]

정부가 2년 만에 약 2배로 정원을 늘리곤 있지만, 여전히 전담 인력 1명이 자립준비청년 40여 명을 관리하는 수준입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심리 상담까지, 자립준비청년들의 홀로서기에 필요한 것들이 아직은 더 많아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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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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