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둔화에도 금리 인하 빨라야 9월…소비 약화 신호 '양날의 칼'

권성희 기자 2024. 5. 16. 12: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난 4월에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만큼의 인플레이션 하락세는 아니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주노는 "인플레이션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연준이 흥분할 만큼 충분한 하락세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밝햤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전년비 상승률 추이/그래픽=윤선정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에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I)는 전월비 0.3% 올라 다우존스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0.4%를 하회했다. 이는 지난 3월의 전월비 상승률 0.4%보다 낮아진 것이다.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3.4%로 지난 3월의 3.5%보다 둔화되며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 4월에 전월비 0.3%, 전년비 3.6% 올라 모두 예상치에 부합했다.

근원 CPI의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3월의 0.4%에 비해 둔화된 것이며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3월의 3.8%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다.

9월 금리 인하 전망 여전
지난 4월 CPI 상승률은 올들어 처음으로 예상치를 상회하지 않아 인플레이션 재반등에 대한 우려를 가라앉히며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앞당겨질 정도는 아니었다.

CME(시카고 상품거래소)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6월 금리 인하 전망은 5.6%에 불과하고 오는 7월에 처음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31.3%로 50%를 넘지 못했다.

오는 9월에야 처음으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51.8%로 절반을 상회했다. 오는 9월에 1번 이상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은 총 75.2%에 달한다.

파월, 빨라도 9월 금리 인하 시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는지 판단하려면 한 분기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7월까지 3개월 이상의 인플레이션 지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7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8월에 발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9월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다는 확신이 올초만큼 높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기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까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역시 지난 13일 연설을 통해 금리 인하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그 증거를 가질 때까지 정책 금리를 성장 제약적인 영역에 그대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 트레이드 북미 법인의 이코노미스트인 댄 노스는 CNBC에 "연준은 빨라야 오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본다"며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2%에 근접하지 않았고 경제는 괜찮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 둔화에 달린 인플레이션 하락
이와 관련해 연준이 향후 몇 달간 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미국 경제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또 다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인플레이션을 현재의 3%대에서 2%로 1%포인트 남짓을 낮추는 것이 지난해 더 높은 수준에서 인플레이션을 큰 폭으로 떨어뜨린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물가를 끌어올렸던 공급망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고 이제는 인플레이션 하락이 소비자 수요를 둔화시키는데 달려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예민한 문제다. 소비자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2%로 떨어뜨리되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을 정도까지만 적정 수준으로 둔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4월 소매 판매, 예상보다 부진
이런 점에서 이날 발표된 지난 4월 소매 판매는 주목할 만하다. 소매 판매는 지난 3월에 전월비 0.6% 급증한 뒤 지난 4월에는 전월과 변동 없이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인 0.4% 증가를 크게 하회하는 것이다.

다만 지난 4월 소매 판매는 1년 전에 비해서는 3% 늘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4월 소매 판매는 전월비 0.2% 늘어 전문가들의 예상치와 일치했다.

프린시펄 자산관리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시마 샤는 CNBC에 "예상보다 약한 소매 판매 수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 지출이 식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전환이 더 깊은 둔화로 이어진다면 시장이 반기지 않는 경제 문제를 예고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