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건 전문성·신속성 높일 '노동법원'…추진동력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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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동법원 설립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설립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노동사건을 전문성 있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동법원 설치는 노동계의 숙원이기도 하지만, 예전에도 설립 추진이 쉽진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가 어느 정도 의지를 갖고 추진 동력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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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부서도 추진됐지만 무산…'노사대표 재판 참여' 등도 논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정부가 노동법원 설립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설립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노동사건을 전문성 있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동법원 설치는 노동계의 숙원이기도 하지만, 예전에도 설립 추진이 쉽진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가 어느 정도 의지를 갖고 추진 동력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토론회 후속 브리핑을 열고 노동법원 설치와 관련해 "임기 내 추진될 수 있도록 법무부 등 관계부처는 물론 사법부와 협의도 조속히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 말미에 "우리 사회도 이제 노동법원의 설치가 필요한 단계가 됐다"며 관계부처 협의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사건을 전담하는 별도 법원의 설치 논의는 30여 년 전부터 있어 왔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에도 정부는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권리분쟁 조정 업무를 전담할 노동법원 설립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에 노동법원 설치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고, 문재인 전 정부에선 법원행정처와 법원 노조가 단체협약을 통해 노동법원 설치에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국회에서는 관련된 법안도 여러 차례 발의됐다.
노동계도 노동법원 설치를 줄곧 요구해왔다.
한국노총은 1989년 노동법원 설치를 위한 국회 청원을 한 것을 시작으로 선거 정책요구안 등에 노동법원 설치를 포함하기도 했다.
노동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 노동사건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을 타파하고, 전문성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바탕이 됐다.
현재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등의 노동분쟁이 노동위원회에서 다뤄지는데,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친 후 경우에 따라 법원 1∼3심으로 가는 '사실상 5심제 구조'라 일반 사건보다 확정판결까지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그러나 이날 이정식 장관도 언급했듯 "노동법원 설치는 사법 시스템의 큰 변화가 수반"되는 것인 만큼 과거에도 논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법원 구성이나 재원 마련, 기존 노동위원회의 역할 등을 둘러싸고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고, 이 때문에 지난 정권들의 설치 시도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
2004년 사법개혁위원회 논의 당시 중노위는 노동법원에서 처리할 사건 수, 사법부 구성, 소송절차 특례인정의 한계 등을 들어 노동법원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노동계는 노동법원 설립과 함께 노사 대표가 재판에 참여하는 '참심형' 노동재판도 주장하고 있는데,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논란도 있어 재판 방식을 둘러싼 논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법원 설치가 현 정부 임기 내 실현되기 위해선 정부가 어느 정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동사건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처리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있어서 노동법원 설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야당이 전부터 요구해온 것이기도 한 만큼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면 임기 내 성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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