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대통령실, 윤 대통령 사진 잘렸다고 언론에 전화? 참 좀스럽다”
대통령실이 신문 지면에 실린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 사진 일부가 잘렸다는 이유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했다는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해 조국혁신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 하는 짓이 참 좀스럽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대통령실의 과유불급 대처”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현장 뒷이야기 등을 전하는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 7일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에서 전화가 왔다”며 “1면에 작게 들어간 윤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위와 아래가 잘려 나가서 유감이라는 내용이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금주의 B컷] “대통령 사진 잘려 유감” 용산에서 걸려온 전화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기가 막힌다. ‘어떻게 우리 대통령님 용안에 손을 대?’라고 생각했던 걸까”라며 “앞으로 윤 대통령의 신체 일부를 부각시키는 방식의 캐리커처나 만평에도 모두 ‘유감’ 전화를 할 거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비서관이 아무리 점잖게 ‘유감’을 표명했더라도, 전화를 받은 언론인들은 유쾌하지 않을 거다. 협박까지는 아니어도, 압박으로 느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 “경향신문에 실린 윤 대통령 이미지는, 인쇄 매체들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형태”라며 “윤 대통령을 폄훼하기 위해 의도를 가지고 편집한 것이 아님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국정운영을 위해 대외에 협력을 구할 일이 많은 비서관실이 사실상 항의 전화를 하다니. 그렇게 할 일이 없나. 혹시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가 지시한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5년 만에 만나 인사한 일을 언급하며 “여러 언론에 ‘유감’ 전화를 하고 싶은 쪽은 조국혁신당”이라면서 “두 분이 악수를 나눈 사진들에, 온통 윤 대통령의 ‘묘한’ 표정과 조 대표의 뒤통수만 담겼다. 좀 섭섭하기는 하지만, 대통령실 사진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했을 것이고 대통령 중심으로 취재하는 것이 관행임을 알기에 덤덤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끝으로 “조국혁신당이 충고한다. 윤석열 대통령 참모들이 윤 대통령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용산 대통령실 바깥으로 나와 여러 사람을 만나고, 날것 그대로의 민심을 전해 국정 기조를 바꾸시라 조언을 드리는 게 나을 것”이라며 “앞으로 언론사에 ‘유감’ 전화하고 싶어도, 꾹 참으시길 권한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대통령실 대처를 두고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언론자유대책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일그러진 얼굴이 나오거나 이러면 그럴 수 있는데 저게 왜 (문제가 되느냐)”며 “이상하지 않다. 어떤 대통령의 위엄을 나타내려는 사진으로 보여지는데 오버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용산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구나. 좋은 분위기면 저런 거 가지고 직원이 기자한테 저런 전화 안 한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문 사진에 대통령 머리 윗부분이 잘렸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유감 전화를 했다는 보도라면? 대통령실이 과유불급 아닌가”라며 “대통령 내외분을 이렇게 보좌하면 누가 비난받겠나. 대통령실도 국민을 보좌해야 한다. 대통령실에서 할 일은 온갖 내용으로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하는 공수처장 임명 철회”라고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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