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총리 암살 시도…"총알 복부 관통, 생명 지장 없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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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에서 총리가 길에서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졌다.
BBC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토 피초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수도 브라티슬라바 동쪽에 있는 핸들로바에서 범인이 쏜 총에 맞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토마스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BBC에 "내가 아는 한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다"며 "현재로선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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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에서 총리가 길에서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는 총알이 복부를 관통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정치적 동기에 따른 암살 기도로 추정된다.
BBC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토 피초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수도 브라티슬라바 동쪽에 있는 핸들로바에서 범인이 쏜 총에 맞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초 그는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으나 수술이 잘 끝나면서 생명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BBC에 "내가 아는 한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다"며 "현재로선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타라바 부총리에 따르면 총알 한 발은 피초 총리의 배를 관통했고, 한 발은 관절에 맞았다.
로이터는 목격자를 인용해 피초 총리가 행사를 마친 뒤 기다리던 군중과 악수하려 건물을 빠져나오는 순간 총소리가 울렸다고 전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총 5차례 총성이 울렸다. 이 가운데 두 발을 총리가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된 영상엔 경호원들이 총에 맞은 피초 총리를 서둘러 차량에 태우고, 길 건너편에서 경찰이 용의자를 제압하는 장면이 담겼다.
현지 매체는 용의자가 슬로바키아 서부 출신의 71세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전직 쇼핑몰 경비원이자 세 권의 시집을 낸 작가로 슬로바키아 작가협회 회원이라고 한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이번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용의자는 지난달 선거 직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06년 처음 총리직에 오른 피초 총리는 약 20년 동안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인으로 통한다. 2006 처음 총리에 오른 뒤 4년 임기를 마친 뒤 야당 의원으로 활동하다 2012년 이베타 라디초바 총리의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된 뒤 총선에 승리하며 두 차례 연속 총리로 선출됐다. 그러다 2018년 반부패 기자 살해 사건 후 정치적 시위가 확산하며 중도 사임했으나 지난해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이겠단 공약으로 선거에서 승리해 네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2015년 유럽의 이민 위기 이후 급격히 우향우로 틀면서 빅토리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함께 EU 내에서 친러시아 목소리를 대표해왔다. 지난달엔 그의 가까운 동맹인 민족주의 포퓰리스트인 피터 펠레그리니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피초 총리의 권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슬로바키아는 이번 사태로 충격에 빠졌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휴회에 들어갔고 이르면 21일 다시 소집한단 계획이다. 인구 약 540만명의 슬로바키아는 정치적 폭력 사례가 거의 없는 나라지만 최근 수년 동안 정치적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됐단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피초 총리가 부패 처벌 완화와 공영방송 개편을 추진하면서 야권과 대립해왔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끔찍한 폭력 행위"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슬로바키아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은 "비겁한 암살 기도"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괴물 같은 범죄"로 묘사하며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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