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북한인가...경향신문 기자 "용산, 尹 사진 얼굴 잘려 유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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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진기자가 신문에 실린 윤석열 대통령 얼굴 사진의 위아래가 잘려 유감이라는 대통령실 전화를 받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미지에 대한 대통령실의 감각이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북한 정권의 태도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일침했다.
김 기자는 대통령실 측에서 "해당 날짜의 신문에 야당 지도자 사진은 윤 대통령에 비해 이미지가 좋다는 언급도 덧붙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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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민주당 언론특위 위원장 "용산 분위기 안 좋구나"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경향신문 사진기자가 신문에 실린 윤석열 대통령 얼굴 사진의 위아래가 잘려 유감이라는 대통령실 전화를 받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미지에 대한 대통령실의 감각이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북한 정권의 태도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일침했다.
김창길 기자는 16일 <“대통령 사진 잘려 유감” 용산에서 걸려온 전화 [금주의 B컷]>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 7일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로부터 받은 전화 내용을 밝혔다. 그는 “1면에 작게 들어간 윤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위와 아래가 잘려 나가서 유감이라는 내용이었다”라며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었지만, 출근길 버스 안의 분위기가 정숙했던 터라 일단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김 기자는 대통령실 측에서 “해당 날짜의 신문에 야당 지도자 사진은 윤 대통령에 비해 이미지가 좋다는 언급도 덧붙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 얼굴 사진은 이날 경향신문 1면 <윤 대통령, 9일 기자회견… “정말 궁금해할 답변 준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 배우자가 어린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진은 5면 <“당론 입법 반대 옳지 않다” 못 박은 이재명… '위헌적 발상' 논란> 기사에 실렸다.
관련해 김 기자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 대한 언론 보도 지침을 대통령실이 따로 마련해 놓은 것일까”라면서 “대통령의 이미지를 야당 지도자와 비교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은 일 아니던가”라고 반문했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날을 다룬 2017년 5월11일 경향신문 지면을 예로 들어 “2면에서 10분 단위의 빡빡한 일정을 정리했는데, 사진은 4장이 시간 순서대로 실렸다. 이 중 3컷은 문 전 대통령의 머리 부분이 잘려 나간 사진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북한은 최고 지도자의 초상 사진이 걸려 있는 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지도자의 모습이 잘려 나가는 것을 금지한다. 이미지를 실재와 혼동하는 것이 바로 우상 숭배”라며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석했던 북한 응원단의 해프닝을 기억하는지? 거리에 걸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비를 맞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고 사진을 회수하던 북한 응원단원의 모습 말이다”라고 했다.
해당 기사가 게재된 포털 네이버와 다음, 경향신문 기사 페이지 등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글이 확산되는 등 대통령실을 질타하는 내용 위주의 반응이 모이는 양상이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언론자유대책특위 위원장)도 대통령실 대처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일그러진 얼굴이 나오거나 이러면 그럴 수 있는데 저게 왜 (문제가 되느냐)”며 “이상하지 않다. 어떤 대통령의 위엄을 나타내려는 사진으로 보여지는데 오버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용산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구나. 좋은 분위기면 저런 거 가지고 직원이 기자한테 저런 전화 안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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