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협 '미온적 대처'…서하남농협 이전 갈등 키우나
하남농협, 영업권역 침해 우려 협의 거부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경기농협)가 본점 이전을 놓고 의견 접근이 어렵게 된 서하남과 하남농협 간 미온적 대처로 지역 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농협 중재로 중재안이 제시됐지만 별다른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어서다.
16일 경기농협과 서하남농협 등에 따르면 서하남농협은 지난달 경기농협이 제시한 중재안 중 하남농협권역인 창우동으로 본점을 이전하되 여신 업무를 제외한 예수금 업무만을 취급하는 신용 점포 등으로 한정하는 안에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다 이전 규모를 최소화하는 한편, 특히 하남농협 측이 우려하는 임시본점 철거 시기(10여년 후)도 4~5년 앞당겨 오는 2030년 안에는 무조건 철거하는 조건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하남농협 측은 경기농협이 제시한 중재안 중심으로 상호 협의하지 않은 채 사실상 ‘협의 거부’ 등 원론적 입장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중재안 제시 후 별다른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해결방안 찾기가 요원한 실정이다.
사정은 이런데도 경기농협은 본점 이전 승인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양 농협간 원만한 합의만 전제로 사실상 팔짱만 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인권한 행사로 신속한 현안 해결 의지보다는 추후 발생 가능한 다툼 등 소극적 태도가 앞서면서 원점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교산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서하남농협 본점과 하나로 마트는 교산신도시 개발 철거 일정에 맞춰 오는 9월 전후로 철수해야할 형편이다. 또 본점 이전승인 지연이 알려지자 일부 조합원들 사이, 중앙회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등 집단반발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하남농협 관계자는 “경기농협이 제시한 중재안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논의 끝에 받아 들이기로 했으나 하남농협 측의 수용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협의 자체를 거부하는 원론적 자세로 이제는 여기에 기대할 수 없다. 조합원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농협의 신속한 결정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농협 관계자는 “문제를 풀어 내기 위해 고민이 크다. 좋은 해결 방안이 마련되는대로 조만간 하남지역을 찾아 해결을 유도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3기 교산신도시 개발로 올 하반기 내 본점 이전이 불가피한 서하남농협은 하남농협 측에 상생안을 제안한 뒤 기존 하남농협 권역으로 한시적 본점 임시이전을 추진 중에 영업권 침해를 주장하는 하남농협의 반발에 부딪혀 곤경에 처해 있는 상태다.
김동수 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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