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찬스, 남편 찬스'… 공수처장 후보자가 넘어야 할 국민 눈높이

박준규 2024. 5. 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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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기 처장으로 지명된 오동운 후보자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받는다.

최대 쟁점은 오 후보자가 딸에게 제공한 특혜 의혹이다.

이밖에도 오 후보자에게 수사 경험이 없다는 점도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부모 찬스 논란이나 배우자의 로펌 근무 등에 대해서는 공수처장 후보자 신분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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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 17일 인사청문회 쟁점은?]
딸에 편법 증여 의혹 및 취업 특혜 의혹
판사 신분 속이고 정치인 후원금 납부도
'채 상병 사건' 수사·특검 관련 질의 전망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가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기 처장으로 지명된 오동운 후보자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받는다. 이번 인사청문회의 양대 쟁점은 '아빠 찬스'와 '남편 찬스'다. 가족들에게 편법으로 자산·소득 관련 특혜를 준 의혹이다. 그중 일부 의혹에 대해선 판·검사 및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총책임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최대 쟁점은 오 후보자가 딸에게 제공한 특혜 의혹이다. 그의 딸은 스무 살이 되던 2020년 8월 오 후보자에게 3억 원을 증여받아, 오 후보자 부인이 소유한 경기 성남시 땅 60.5㎡(약 18평)와 해당 지번 소재 건물을 4억2,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 땅과 건물은 3,4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산성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대상 지역에 포함돼, 수억 원대 시세 차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족 간 거래를 통해 싼값에 딸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셈이다. 재개발이 끝나 가격이 오르기 전, 싼값에 거래한 만큼 증여세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오 후보자 딸은 해당 땅과 건물을 구매하기 불과 엿새 전 부모와 함께 살던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서 세대를 분리해 취득세 2,900만 원도 아낀 사실도 드러났다. 위법은 아니지만 편법으로 볼 소지가 크다. '아빠 찬스' 의혹은 또 있다. 그의 딸은 대학생이던 20~23세 당시 법무법인 3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3,700여만 원을 벌었다. 오 후보자가 지인인 변호사들에게 딸을 부탁해서 이뤄졌다고 한다.

부인 관련 특혜 의혹도 있다. 오 후보자 부인은 2018년 1월 1일부터 2019년 10월 31일까지 22개월간, 그리고 2021년부터 최근까지 법무법인 금성에서 차량 운전 및 '외근직 실장'으로 근무하고 2억 원 이상 급여를 받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부인 등을 본인이 근무하는 법무법인 직원으로 취업시키는 일은 적지 않지만, 공직자로선 부적절해 보인다"며 "실제 근무하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가 받기로 한 급여 일부를 아내에게 줘, 세금을 아끼려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판사 시절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낸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오 후보자는 법관으로 일하던 2004년 3월 직업을 '자영업'으로 기재하고 이근식 당시 열린우리당 서울 송파병 국회의원 후보에게 300만 원을 후원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관이 재직 중 '정치운동에 관여하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직업을 허위로 기재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밖에도 오 후보자에게 수사 경험이 없다는 점도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최대 수사 현안인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사건에 대한 입장과 처리 방향 등에 대한 질의도 예상된다.

오 후보자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위법은 아니지만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부모 찬스 논란이나 배우자의 로펌 근무 등에 대해서는 공수처장 후보자 신분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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