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김호중이 했는데 매니저가 자수…대표는 ‘내가 시켜’[취재메타]

2024. 5. 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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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지난 9일 강남에서 교통사고 후 도주
사고 직전 주점 들러…“음주는 안해, 운전 미숙 탓”
사고당시 담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사라져
가수 김호중(왼쪽)과 그가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낸 추돌사고. [연합, SBS 보도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 씨가 ‘운전자 바꿔치기’ 정황까지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건 초기 김씨의 매니저는 김씨 소유의 차량을 대신 몰았다고 주장했고 소속사 대표는 “운전자 바꿔치기는 내가 지시했다”고 나선 상태다.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또한 사라졌다. 경찰은 소속사 차원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가수 김호중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차선 변경 중 마주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김씨의 차량은 반대 차선에서 주행하다 중앙선을 넘어 반대쪽에 멈춰 있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김씨의 차량 왼쪽 앞바퀴가 들릴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운전자는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출발했다. 당시 사고 목격자는 SBS에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풀악셀로(가속해서) 그냥 갔다”며 “엔진음이 크게 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께가 되어서야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이 차량 소유자인 김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출석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가 경찰을 출석하기 이전, 김씨의 매니저가 김씨 대신 경찰에 찾아와 자수를 하면서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까지 불거졌다. 사고가 발생한지 3시간 뒤인 10일 새벽 2시께 김씨의 매니저는 김호중씨가 사고 당시 입었던 옷까지 입고 경찰을 찾아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차량 소유자가 김호중 씨의 것임을 확인, 추궁 끝에 김씨가 운전을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김씨의 매니저가 거짓 자백을 한 것이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김씨의 소속사는 처음엔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부인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김호중은 골목으로 차를 세우고 매니저와 통화를 했고, 그 사이에 택시 기사께서 경찰에 신고했다”며 “이후 상황을 알게 된 매니저가 본인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를 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김호중이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 측정을 받았다”며 매니저가 허위로 자수를 하긴 했으나 김씨가 직접 출석을 한 점에 비추었을 때 운전자 바꿔치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16일 김씨의 소속사 대표인 이광득 씨는 자신이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시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6일 오전 입장문에서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며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소속사 측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통화 녹취파일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이후 매니저에게 전화가 와서 사고 사실을 알았고, 그때는 이미 사고 후 심각한 공황이 와 잘못된 판단으로 김호중이 사고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후 이러한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호중, 사건 직전 유흥주점 방문…“사고는 운전 미숙 탓, 술은 안 마셔”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뿐 아니라 김씨의 음주 여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김씨는 사고 직전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 방문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술은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 운전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16일 소속사도 성명에서 “(김호중 씨가)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 이광득과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면서도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대신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 하다”고 음주 운전이 아닌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10일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을 받았지만, 사고 이후 시간이 꽤 흐른 시점이라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석연치 않은 점도 남아있다. 차량 내 블랙박스에 메모리 카드가 빠져있었다는 점이다. 김씨의 소속사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의 소속사는 예정된 공연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사건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11~12일에도 경기도 고양 공연을 진행했다.

김씨의 소속사는 지난 14일 김씨의 팬카페인 ‘트바로티’에 “지난 9일 저녁 택시와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사후 처리 미숙에 대해 송구스럽고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예정되어 있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창원/김천, 월드유니언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은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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