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슬로바키아 총리 피격당해 병원 이송…"생명에 지장 없어"(종합2보)
슬로바키아 내무·국방장관 "암살 시도에 정치적 동기"
국제사회 비판…美바이든 "어떤 정당화도 있을 수 없어"
[서울=뉴시스] 이혜원 권성근 기자 =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59)가 총격당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15일(현지시각)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180㎞ 떨어진 마을 핸들로바에서 총에 맞아 쓰러졌다.
슬로바키아 TA3 방송은 피초 총리가 핸들로바 문화원 밖에서 복부 쪽에 총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문화원에선 정부 회의가 열렸으며, 피초 총리는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을 봉쇄했고, 피초 총리는 반스카 비스트리카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총리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에는 "피초 총리가 여러 차례 총에 맞았고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며 "긴급 수술을 위해 헬기로 수도 브라티슬라바가 아닌 반스카 비스트리카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적혔다.
로베트로 칼리낙 슬로바키아 국방장관은 피초 총리가 3시간 넘게 수술을 받았으며 상황이 "나쁘다"고 말했다. 이후 토마스 타라바 부총리는 BBC에 치료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처해 있지 않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검거됐지만, 신원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선 용의자가 71세 작가 겸 정치 활동가라고 보도했다.
언론에 유포되고 있는 동영상 속 한 남성은 정부 정책과 국영 미디어 관련 정부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상 속 인물이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인지 등은 확실하지 않다고 BBC는 덧붙였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라바키아 내무장관은 반스카 비스트리카 병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초기 수사 결과 암살 시도에 "명백한 정치적 동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는 5발을 쐈다"며 "총리는 아직 수술대에 있으며 여전히 위독한 상태다. 우리는 조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리낙 국방장관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총리 공격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장관은 SNS에서 혐오 발언이 확산한 게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혐오에 혐오로 대응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우리가 아직 깨닫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며 "우리가 사회에서 보고 있는 혐오 레토릭은 혐오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규탄했다.
국제 사회도 일제히 규탄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끔찍한 범죄에 대한 어떠한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며 "미국 대사관은 슬로바키아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슬로바키아 총리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이런 폭력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으며, 우리의 가장 소중한 공동선(善)인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웃 파트너 국가 수장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그가 빨리 회복돼 슬로바키아 국민에 대한 우리의 연대를 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끔찍한 범죄에 대한 어떠한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피초 총리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총리직에 올랐다. 그는 2006~2010년 첫 임기를 시작으로 2012~2018년 연속 집권 등 과거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했고, 지난달 공영 방송사 RTVS를 폐지하려는 개혁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었다. 최근 몇 주간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으며, 16일에도 야당 주도로 취소가 예정됐었지만 취소됐다.
피초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해 왔고,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다만 지난 1월 우크라이나에서 데니스 슈미할 총리를 만났을 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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