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번호 뭐였더라?” 묻자, 구글 포토 뒤져 번호판 보여줘 [심층기획-검색 엔진도 ‘AI 시대’]
그간 사용자가 사진 일일이 살폈지만
이젠 AI가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 인식
사용자 소유차량 뭔지 추정해 알려줘
한 번에 10개 이상 질문해도 답 찾아
사용자 검색 소요 시간 대폭 줄여줘
“구글 검색 등장 25년 만에 최대 변화”
구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자사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를 공개했다.
구글 측은 “한 번에 10개 이상의 질문을 해도 AI가 이해하고 답을 찾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검색 엔진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것은 구글 검색 등장(1997년) 이후 25년 만의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AI 오버뷰는 이번 주 미국을 시작으로 수개월 내에 다른 국가들에도 공개될 예정이며, 구글은 연말까지 10억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 포토에서도 AI를 통해 원하는 사진을 손쉽게 찾아내고, 심지어는 일정한 주제에 맞춰 사진을 나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날도 평소 자신이 즐겨입는 청바지에 회색 남방 차림으로 등장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주차장에서 요금을 지불하려는데 내 차 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라”며 “이전에는 사진에서 단어를 검색한 다음 수년간의 사진을 스크롤하며 번호판을 일일이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사진에 ‘내 차 번호가 뭐지?’라고 간단히 물어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AI가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를 인식해 사용자 소유의 차량을 직접 추정한 뒤 그 번호판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피차이 CEO는 이날 “우리는 이제 완전한 제미나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구글의 대표 서비스인 검색을 포함해 포토, 워크스페이스, 안드로이드 등 자사 전 제품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제미나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구글은 이날 듣고, 보고, 사람처럼 대화하는 AI 비서 ‘프로젝트 아스트라’ 출시도 예고했다. 전날 생성형 AI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 오픈AI가 공개한 ‘GPT-4o’와 같은 기능을 갖춘 멀티모달 AI로, 인간에 가까운 범용인공지능(AGI) 개발 경쟁에서 오픈AI와 구글의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AI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미리 촬영한 아스트라 시연 영상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창밖을 보여주며 “내가 어느 동네에 있는 것 같냐”고 질문하자 AI는 “기차역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 지역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이동하며 카메라에 포착된 모든 주변 환경을 AI가 인식, 기억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답한 것이다.
구글은 이날 텍스트를 넣으면 고품질 영상으로 변화해주는 동영상 생성 AI ‘비오’도 공개했다. 이 또한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의 대항마 격이다. 비오는 1분 이상 길이의 영상을 고화질(1080p) 해상도로 생성할 수 있다. 구글은 비오가 사실적인 다큐멘터리부터 초현실주의,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영상을 생성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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