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변경’하고 값 올리던 車업계 관행 깨졌다
최근 나오는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이나 연식 변경 차량 가격이 내수 침체 여파로 줄줄이 동결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회사는 부분 또는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 차량 성능이나 디자인, 주요 기능을 개선했다는 이유로 이전 모델보다 차 가격을 수십만~수백만원씩 올려 받았다. 하지만 판매가 부진해지자 이런 관행이 깨진 것이다. 한편에선 이는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고, 시장이 개선되면 예전처럼 가격을 올려 받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4일 기아는 전기차 EV6의 부분 변경 모델인 ‘더 뉴 EV6′를 출시하면서 모든 트림(세부 모델)의 가격을 동결했다. 2021년 출시한 EV6는 이번이 첫 부분 변경이다. 새 모델은 배터리 용량이 77.4kWh(킬로와트시)에서 84kWh로 늘면서 1회 충전당 주행거리도 늘어났다. 예컨대 롱 레인지 2WD(이륜 구동) 모델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75km에서 494km가 됐다.
이는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EV6는 기아의 주력 전기차이지만 올해 1~4월 국내 판매량이 2495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줄었다. 현대차가 지난 3월 내놓은 전기차 아이오닉5의 부분 변경 모델도 마찬가지다. 이 차도 배터리를 바꿔 주행거리가 길어졌고 실내 디자인도 개선됐지만, 가격은 그대로다.
GM(제너럴모터스)이 지난 3월 출시한 가솔린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자동차) 트랙스 크로스오버 2025년형도 가격이 동결됐다. GM의 핵심 제품이지만 출시 1년이 지나며 신차 효과가 줄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시동을 걸거나 문을 잠그고 주행 관련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추가되며 상품성을 높이고도 가격을 동결한 이유다.
연식 변경과 함께 가격을 깎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아이오닉6와 코나 일렉트릭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아이오닉6는 200만원 안팎, 코나는 100만원 안팎 가격을 내렸다. 하이브리드와 일부 SUV에만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 신차 가격이 묶이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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