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높인 K원전, 15년 만에 프랑스와 리턴매치
건설 단가도 프랑스의 절반 수준
체코 수출을 노리는 한국 원전의 최고 강점은 ‘온타임 온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이다. 경쟁자인 프랑스는 세계 2위 원전 가동(56기) 국가지만, 가격과 납기 준수 경쟁력은 한국이 앞선다는 평가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일정대로 건설한 반면 프랑스 국영 전력 회사 EDF가 핀란드에 지은 올킬루오토 3호기는 예정보다 13년 늦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프랑스 EDF가 컨소시엄을 꾸려 짓는 영국 힌클리포인트C 원전도 2023년 완공 목표였지만 공사가 지연돼 2028년까지 밀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에서 원전 건설 예산과 공기(工期)를 맞출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한국 원전 건설 단가는 프랑스 EDF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세계적 원전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지난 정부 5년 동안 탈원전 정책 탓에 국내 원전 산업은 붕괴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2017년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됐고, 원전 업계엔 일감 절벽이 닥쳤다. 수출도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2017년에는 약 22조원짜리 영국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수주는 실패했다.
탈원전 한파 속에서도 K원전의 기술력은 사장(死藏)되지 않았다. 15년 만에 더 강해져서 두 번째 수출에 도전한다. 원전의 운전·제어·감시·계측 및 비상시 안전 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인 MMIS(계측 제어 설비)와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을 국산화해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또 이번에 도전하는 체코 원전에는 사고가 발생해 노심이 녹아내려 원자로를 뚫고 내려오더라도 이를 받쳐 위험이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설비인 ‘코어캐처’, 정전이 발생해도 원자로를 냉각할 수 있는 안전 기술을 추가해 안정성을 높였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탈원전이라는 고난기를 지나면서도 신고리 5·6호기 등 일부 원전 건설이 이어져 공급망과 기술·인력 노하우를 지켜낼 수 있었다”며 “또 바라카 원전 4기 건설을 예정된 기간에 끝내면서 기술 수준과 K원전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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