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아도, 받아줄 의사가 없다...산과는 이미 붕괴”
“의료진·병원 급감, 의대 증원 상관없이 특단 조치를”
“출산율이 반등해도 아기 받을 의사가 없을 겁니다.”
신봉식(58) 대한분만병의원협회장은 15일 본지 인터뷰에서 “아기를 받는 산과(産科)는 붕괴 위기가 아니라 이미 급속히 붕괴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산과는 산부인과 중 분만을 하는 진료과를 말한다.
신 협회장은 2002년부터 서울 동대문구의 유일한 분만 병원인 린여성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1만 명이 넘는 신생아를 받았다. 그는 이날 “서울대병원은 2년째, 고려대병원은 7년째 산과 전임의(세부 전공 중인 전문의)가 없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신입 전공의가 0명이었다”며 “아기를 받을 교수도, 전임의도, 전공의도 없다.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58명인 산과 교수는 10년 뒤에는 114명으로 줄다가, 2041년에는 59명으로 올해 대비 37%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고위험 산모의 분만 등 응급 상황이 많은 산과에서 교수를 하려는 사람도 없다. 서울대병원도 올해 산과 교수 3명 중 2명만 충원하고 1명은 채우지 못했다. 서울의 다른 한 대형 병원은 7년째 산과 교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산과 붕괴 문제는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이탈)과는 무관하다”며 “어차피 이번 사태 전에도 산과로는 의사들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낮은 분만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 고액 소송 증가, 그리고 저출산이 산과 붕괴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신 협회장은 “분만 수가는 미국, 일본의 절반도 되지 않아 분만을 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라며 “이런 조건에서 분만을 이어 가도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소송이 한 번 생기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저보상·고위험’ 특성이 산과를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질병이 있는 고위험 산모는 물론 일반 산모까지 너무 위험해진다”며 “조만간 대학병원 산과 교수들과 개원의들이 한데 모여 산과 소멸만은 막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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