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지휘부 개편 맞춰 ‘文 前사위 수사’ 이첩 거론

구민기 기자 2024. 5. 16. 03: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창수 취임후 야권수사 확대 전망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사건을 전주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하는 방안이 검찰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친윤(친윤석열) 검사’로 분류되는 이창수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는 등 주요 수사팀 지휘부가 전면 교체된 만큼, 야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지검장이 16일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하면 타이이스타젯 사건을 이첩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서 씨가 항공업계 경력이 없는데도 2018년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된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을 설립한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 씨를 채용한 대가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021년 12월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전주지검에 배당됐던 이 사건은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다가 지난해 9월 이 지검장이 전주지검장으로 오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검찰은 올 1월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고,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라인과 서 씨 등을 불러 조사한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겨냥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타지마할 관광’ 의혹, ‘경호관 수영 강습’ 의혹 등 김 여사가 고발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다만 사건 이첩의 최종 결정권은 검찰총장이 갖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의 시점에 동의하지 않았던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檢 인사는 ‘金여사 수사하려면 야권 의혹도 제대로 하라’ 메시지”

야권 수사 확대 전망
사정 부진 내세워 균형 맞추려 할것”
‘돈봉투 의혹’ 조사 없이 기소 검토
이재명-김혜경 수사도 속도 낼듯

검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통령실과 여권에서 “검찰이 현 정부 출범 후 2년 넘게 사정(司正)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법무부가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것 역시 야권 겨냥 수사도 결과를 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김건희 여사(윤석열 대통령의 부인)를 수사할 거면 야권 수사도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도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이 야권 수사에도 힘을 줘 균형을 맞추려 할 것”이라고 했다.

● ‘돈봉투 의혹’ 조사 불응 시 바로 기소 검토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가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 중에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 임종성 전 의원만 조사를 받고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4·10총선 이후 다른 의원 7명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아무도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7명이 계속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들을 강제로 조사하려면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통과해야 하는데, 21대 국회 임기가 5월 말에 끝나는 만큼 체포동의안 처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재판으로 바로 넘기면서 ‘처벌 의지’를 끝까지 보여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 중 4·10총선에서 낙선한 의원들은 임기 종료 후 강제 구인이 가능하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체포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많다.

● 대북송금 수사도 속도 낼 가능성

수원지검이 맡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부인 김혜경 씨 관련 수사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장일 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보좌했고, ‘공안통’으로 꼽히는 김유철 지검장이 수원지검장으로 부임하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2022년 10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구속 기소하고, 지난해 2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등 빠르게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엔 이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 대북송금을 보고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던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7월 이를 번복하면서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이 다음 달 7일 나오는 만큼, 선고 결과에 따라 검찰이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낼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최근 이 전 부지사 측이 제기하고 있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주장하며 공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이 변수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도 이 대표로 확대되며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동희)는 올 2월 김 씨의 일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기소한 뒤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씨는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가 대선 국면이던 2021년 8월 민주당 관계자와 경기도 공무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의 다른 법인카드 유용 혐의도 수사하면서 이 대표가 이를 알았는지, 관여했는지 등을 함께 수사 중이다.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대표가 법인카드 유용 정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에 사건을 이첩한 바 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