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만나다 피격…친러 슬로바키아 총리 “생명 위태”

피초 총리, 정치행사 도중 총 여러 발 맞아
용의자 현장 체포…총리 공식 페북 “위독”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각) 오후 피격을 당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날 오후 피초 총리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그가 “여러 차례 총을 맞았고 현재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면서 “현재 헬기로 호송 중”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슬로바키아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로이터, 에이피(AP) 통신 등은 이날 슬로바키아 방송을 인용해 피초 총리가 이날 오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북동쪽으로 150km 정도 떨어진 도시 한들로바에서 열린 정치 행사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복부에 총을 네 발 맞았다고 전했다. 암살을 시도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상태다. 피초 총리는 헬기를 이용해 슬로바키아 중부 도시 반스카비스트리차로 이동한 뒤 현지에서 응급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피초 총리는 좌파 포퓰리스트 성향 정치인으로 2006∼2010년, 2012∼2018년 총리를 지낸 바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좌파 성향 사회민주당(SD)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하면서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다. 슬로바키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지만, 그가 속한 정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러시아 성향이다. 로이터는 피초 총리가 애초 친유럽 성향이었지만 유럽연합과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민족주의 노선으로 갈아탔다면서 여론이나 정치적 현실에 따라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