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Knock] 건설업계 블루오션 ‘시니어 주택’ 뜬다

김덕형 2024. 5. 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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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친화 실버테크 주목
올해 말 초고령사회 진입 전망
새 수익원 ‘시니어 주택’ 공략
정부, 실버타운 분양 규제 완화
사고 위험 감지·건강 확인 등
AI·로봇 도입 실버테크 적용
도내 자연친화 실버타운 인기

건설업계가 시니어 주택에 주목하고 있다. 강원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시니어 주택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최근 분양형 실버타운을 재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건설 업계의 시니어 주택·실버타운 사업 진입에 불을 댕겼다. 포화 상태에 이른 부동산 시장에 실버타운과 시니어 주택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5명 중 1명 노인 ‘초고령사회’… 시니어 주택 관심

한국은 올해 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한다.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의미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 인구는 지난해 말 973만 명에서 올해 말 1051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 인구 비중은 18.9%에서 20.3%로 올라선다.

실버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고령친화산업 육성사업 보고서를 보면 요양과 식품, 의약품 등 실버산업 시장은 2020년 124조 9825억원으로, 10년 전(33조 2241억원)보다 3배 이상 성장했다.

주택 경기 침체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시급한 건설업계는 시니어 주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건설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시니어 주거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한몫한다. 앞으로 5년간 노인 인구는 200만 명 늘어나는 반면, 민간 실버타운은 전국에 39곳(8240가구)밖에 없다. 350만 명의 노인이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전체 노인 인구 중에선 35%에 불과하다.

■ 경제력 갖춘 5060 겨냥 ‘고급형 시니어 주거공간’ 중심

건설사는 구매력을 갖춘 5060세대에 주목한다. 이들이 노령층에 진입하는 것을 겨냥해 고급 시니어 주택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롯데건설이다. 서울시에 고소득 시니어 계층용 레지던스와 프리미엄 실버타운을 공급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사업으로 시니어 사업 확대를 결정, 국내 대표 부동산 개발업체와 함께 경기도 의왕시에 호텔식 실버타운을 조성했다. 현대건설은 부동산 대체 투자 운용사와 시니어 레지던스 복합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 은평구에 시니어하우징을 포함한 복합시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 자연 친화형·정보 기술 접목 시니어 주택 눈길

노인 친화 기술을 접목한 실버테크 스타트업의 시니어 주택 시장 진입도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노인 주거 공간을 새롭게 설계하는 식이다.

스타트업 케어닥은 보안장비 기업인 하이트론씨스템즈와 협업해 AI 안전관리 시스템을 시니어 주택에 적용할 예정이다. 거주자의 쓰러짐이나 낙상 같은 신체적 위험을 감지하는 게 특징이다. 시니어 헬스케어 회사인 바이엘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노인 주거전용 주거사업을 추진한다.

강원특별자치도 내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살린 실버타운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동해시 망상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동해 약천온천 실버타운이 대표적이다. 최소 평형(21평) 기준 입주보증금과 월 이용료가 각각 1억 3000만원·140만원에 달하지만 총 146세대 규모에 130여 명이 살고 있다.

실버타운은 온천과 헬스장, 영화관, 물리치료실 등을 갖췄고, 인근에 바다를 끼고 있다. 동해병원과 동해동인병원 등 의료시설도 인접해 여가·문화 생활, 의료서비스를 지역 내에서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서영호 홍보과장은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문의가 많고, 직접 부모님을 모시고 체험하러 오는 자녀들이 있다”고 했다.

■ 9년 만에 분양형 실버타운 부활

정부는 실버타운 관련 규제를 풀며 시니어 주택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달 인구감소지역으로 정한 89개 지역에 분양형 시니어주택을 허용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 임대만 가능하던 것을 일부 지역에 한해 분양까지 가능하도록 9년 만에 규제를 푼 것이다.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한 노후’를 주제로 민생 토론회를 열고 “2015년 폐지된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민간 사업자 진입을 어렵게 하는 제도들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주로 고급 실버타운을 조성하는 것은 한계로 꼽힌다. 실버타운 입주자들의 부담 금액은 보증금 최소 2억부터 10억 원까지 육박한다. 생활비는 월 100만~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자산가가 아닌 평범한 직장 은퇴자 입장에선 부담되는 금액이다. 분양형 실버타운이 활성화할 경우 부실 운영과 사기 분양, 과대 광고, 투기 수단 전락 우려 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김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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