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20년만에 총리 교체···1%대 성장률 등 과제

이완기 기자 2024. 5. 15. 18: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년 만에 싱가포르의 리더십이 바뀌었다.

로런스 웡(51) 신임 싱가포르 총리가 15일(현지 시간) 대통령궁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싱가포르 정치 권력의 패러다임 교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체된 경제성장, 복잡한 대외 관계 등 웡 총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와 관련해 웡 총리는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친미도, 친중도 아닌 친싱가포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민 출신' 로런스 웡 취임
51년 집권 리콴유 가문 시대 막내려
2년 새 성장률 8.6%P 내려앉아
美·中 사이 대외관계 해법 등 산적
로런스 웡 싱가포르 신임 총리.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20년 만에 싱가포르의 리더십이 바뀌었다. 로런스 웡(51) 신임 싱가포르 총리가 15일(현지 시간) 대통령궁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싱가포르 정치 권력의 패러다임 교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체된 경제성장, 복잡한 대외 관계 등 웡 총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웡 총리는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경제학·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리셴룽 전 총리의 수석보좌관이 되면서 정치적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2011년 총선에서 처음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뒤 문화·공동체·청년부 장관, 국가개발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을 거쳐 2021년 4월 재무장관을 맡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에서 공동의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싱가포르 집권 인민행동당(PAP) 내부에서 ‘4세대(4G) 리더’로 높은 지지를 받으며 총리직 승계 구도를 굳혔다. 이어 2022년 6월 부총리로 승진했다. 단기간에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부총리가 된 지 2년 만에 국정 최고 지도자가 된 것이다.

웡 총리 취임은 인물 교체 이상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싱가포르에서 ‘리콴유 가문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정치 권력의 교체라는 변화를 상징한다는 의미에서다. 싱가포르 국부(國父)로 불리는 리콴유 초대 총리(재임 기간 1959~1990년)와 그의 장남 리셴룽 총리(2004~2024년)는 51년 동안 정권을 장악했다.

웡 총리가 ‘서민’ 출신이라는 사실도 역대 총리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웡 총리의 아버지는 중국 이민자로 영업사원을 지냈고 어머니는 교사였다. 공공주택단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비명문 공립학교를 졸업했다. 미국 유학 역시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빌비어 싱 싱가포르대 교수는 “싱가포르의 정권 이양은 조용한 일로 보일 수 있지만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웡 총리가 기존 노선을 대부분 계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그가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국가 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9만 달러를 넘어서는 ‘강소국’으로 불리지만 최근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은 1.1%에 그친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올해 싱가포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는데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내부적으로 사회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난제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연방에서 독립한 후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만큼 경제적 불평등도 심해졌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들의 유입이 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복잡한 대외 관계 역시 웡 총리 앞에 놓인 숙제다. 개방 경제 국가인 싱가포르에서 외교는 국정 지도자가 역량을 발휘해야 할 핵심 영역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하는 만큼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는 중립 외교 노선을 표방하고 있지만 최대 무역국은 중국, 최대 외국인 투자국은 미국이다. 이와 관련해 웡 총리는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친미도, 친중도 아닌 친싱가포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