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원 빌려놓고, 이자 몇천 원을 못 갚아? “빚에, 또 빚만 쌓여”.. 20대, 연체 늪 ‘허덕’, 어쩌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5. 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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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0만 원’ 소액대출.. 석달 새 32% 증가
1분기 22만 건.. 1인당 평균 54만 원꼴 빌려
7명 중 1명.. 이자 못 갚아 연체율 상승세
20대 연체율 ‘21%’ 최고 > 30대 > 50대 등 순


지속되는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국면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대 100만 원 한도의 소액 생계비 대출 이용이 증가세인데, 대출 이용자 7명 중 1명은 월 1만 원이 채 안 되는 이자조차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급전으로 소액 생계비를 빌려놓고서 정작 갚지 못하는 20대 비중이 다른 연령대 수준을 앞섰습니다. 5명 중 1명은 몇천 원 이자조차 감당이 어렵다며, 부담을 호소했습니다. 30대가 그다음으로 연체율이 높았습니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부진 속에서 소득 기반마저 취약한 게 주 요인으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급기야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 감당이 안 돼 빚만 쌓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추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엔, 사업 자체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소액 대출 29.1%↑ “연체율 동반 상승”.. ‘2030’ 높아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1분기(1~3월) 기준 소액 생계비 누적 대출액은 1,244억 4,000만 원으로 지난해 말(958억 원) 대비 29.1%(286억 4,000만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출 건수는 16만 5,325건에서 21만 8,285건으로 32.0%(5만 2,960건) 늘었습니다.

오기형 의원실 제공



소액 생계비 대출은 서민금융진흥원이 주관하는 정책 금융 상품으로, 신용평점 하위 20%이면서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성인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 원까지 대출해줍니다. 6개월간 이자를 성실 납부할 경우, 최고 연 15.9% 대출 금리는 연 9.9%까지 하향 조정됩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7만 원으로 지난해(58만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매달 부담해야 하는 1인당 평균 이자가 7,200원으로 지난해(약 7,700원)보다 소폭 감소했습니다. 소액 생계비 대출 평균 금액인 57만 원에 대출 금리(연 14.1%)를 적용하면 첫 달 이자는 7,000원 정도로 파악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은 높아지는 추세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말 11.7%였던 게 올해 3월 말 15.5%로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출시 직후인 지난해 6월 말, 2분기 때 2.1%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7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기도 합니다.

특히 젊은 층 연체율이 높았습니다.

만 19살을 포함한 20대 연체율은 21.1%로 전분기(16.9%)보다 4.2%p 높아졌습니다. 전체 평균보다 5.6%p 높고, 50~60대의 2배 수준에 달했습니다.

30대가 18.2%로 올라 20%에 육박했고 40대 연체율은 15.5%, 50대는 12.5%, 60대는 9.9%였습니다.


■ 20대 등 고용 연계 고민.. “추가 재원 확보 필요”

소액 생계비 대출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이용이 쉽지 않은 저신용자가 자금을 융통할 사실상 최후의 보루로 꼽힙니다.

다른 금융대출 연체자나 무소득자도 대출이 가능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연체율 상승세가 거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 때문에 자칫 제도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더해집니다. 이는 금융권 기부금과 기존 대출 회수금으로 운영되는 소액생계비 특성 때문으로, 올해만 해도 1,000억 원 재원을 은행권 기부금(500억 원)과 금융사의 자발적 기부에 따른 국민행복기금 초과 회수금(440억 원), 대출 회수금(60억 원) 등으로 마련했습니다.

금융권의 추가 기부가 없으면 대출 이자나 원금 상환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야 하는데, 연체율이 누적되고 재원 확보가 어렵게 되면 사업 유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20대는 아무래도 소득 기반이나 취업 여건이 불안해, 상환 여력이 악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이런 가운데 소액이라도 대출이 계속 늘고 연체율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더욱 상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수록 연체율 해소가 어려워질수 있는만큼, 취약한 경제고리인 20대 등에 대해 우선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고용 연계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경제상황이 취약한 이들이 계속 이용하는 제도임을 감안해 우선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유지하는 방안을 고민 중으로,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재정당국과도 지속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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