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사 부장검사들까지 바꾸나…“중앙지검 마비 상태”

배지현 기자 2024. 5. 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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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이르면 다음 주 대규모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근무 경험이 있는 전직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중 1차장은 최소한 남겨둔다. 그런데 1차장이 김 여사 수사를 하고 있으니 1차장까지 모두 교체하면서 1~4차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검을 마비 상태로 만든 것"이라며 "김 여사 수사 담당 부장검사들을 교체하지 않을 생각이면 이런 검사장 인사를 하지 않았을 거로 본다. 전면교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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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이르면 다음 주 대규모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선 김건희 여사 수사를 지휘하던 검사장을 대거 교체한 데 이어 수사 담당 일선 부장검사들까지 전원 ‘물갈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럴 경우 ‘김 여사 수사를 멈추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용산과 검찰 간 갈등이 다시 한번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

15일 한겨레 취재결과, 법무부는 전날 사법연수원 34기 검사들에게 차장검사 인사검증동의서를 작성하라고 요청했다. 또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2024년 고검검사급 검사 인사 관련 공모 직위 및 파견 검사 공모’ 글도 올렸다. 외부 파견 검사 인사도 할 예정이니 희망자는 지원하라는 뜻으로 대규모 정기인사를 앞두고 올리는 공고글이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등 대검 검사(검사장)급 인사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후속 인사 작업에 나선 것이다.

공모 마감은 오는 17일이다. 법무부는 해당 절차가 마무리된 뒤 대규모 중요 인사 전 이를 심의하는 검찰 인사위원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주 후반에 고검 검사(차장·부장검사)급 인사를 발표한단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중간간부 인사는 대규모가 될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검 1∼4차장 검사 등 주요 보직자를 이미 내보냈기 때문에 빈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의 손발인 대검 참모 자리도 일부 공석이다. 부장검사 출신 법조인은 “사실상 정기인사로 봐야 한다”며 “검찰총장 임기를 무시하고 검사장급 인사를 대규모로 하면서 생긴 핵심 보직을 연쇄적으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대 관심사는 김 여사 관련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와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 교체 여부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각각 수사 중인 김승호 형사1부장과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은 지난해 9월 부임했다. 교체되면 8개월 만의 교체다. 부장검사는 주임검사와 함께 직접 사건 수사를 담당하기 때문에 이들이 교체된다면 수사 차질은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과 근무 경험이 있는 전직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중 1차장은 최소한 남겨둔다. 그런데 1차장이 김 여사 수사를 하고 있으니 1차장까지 모두 교체하면서 1~4차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검을 마비 상태로 만든 것”이라며 “김 여사 수사 담당 부장검사들을 교체하지 않을 생각이면 이런 검사장 인사를 하지 않았을 거로 본다. 전면교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총장은 지난 11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만나 인사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박 장관은 ‘한다 안한다’ 답하지 않은 채 이틀 뒤 전격적으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이 총장은 지난 14일 출근길에 후속 인사 관련 질문을 받고 “제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답한 바 있다.

김 여사 수사팀 부장검사들까지 모두 교체된다면 ‘김 여사 직접조사’라는 검찰 방침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들 수사팀은 현재 김 여사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담당 차장검사가 바뀌면서 ‘이달 중 직접조사’라던 당초 일정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사 일정이 늘어질수록 임기 종료일이 다가오는 이 총장 입김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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