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이원석 총장 의견 묵살" 의혹…국힘 김용태도 "국민 속았다 느껴"
JTBC SBS MBC MBN, 일제히 "검찰총장 인사과정 패싱" 보도
유승민 "검찰총장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같은 사람 맞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방송사들이 김건희 여사의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차장검사들이 모두 교체된 과정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인사 연기 요청 등을 했으나 묵살됐다는 패싱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인사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 소장파인 김용태 당 비대위원은 “대통령 기자회견 후에 이뤄진 인사여서 국민들이 속았다고 느끼기에 충분해 보여서 위험했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만용 JTBC 앵커는 14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룸' 톱뉴스 <'침묵과 한숨' 불만 드러낸 인사> 앵커멘트에서 “JTBC 취재 결과, 지난 주말 이원석 총장은 법무부 장관을 만나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는데, 법무부가 이를 묵살하고 바로 월요일에 이 총장이 지방 출장 중일 때 인사를 발표한 걸로 파악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있었던 '총장 패싱인사 논란'이 그대로 재현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한 앵커는 이어진 리포트 <단독 '늦춰달라' 요청 뒤 '속전속결'>의 앵커멘트에서도 “인사를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이른바 '총장 패싱'이 사실인지 조금 더 취재해 봤다”며 “이원석 총장이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바로 다음 날, 법무부는 검사장들에게 사실상 나가달라는 전화를 돌렸고 그다음 날 인사를 전격 발표한 걸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JTBC는 한 검찰 고위 관계자가 “군사작전 같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성장경 MBC 앵커도 같은 날짜 MBC '뉴스데스크' <“어제 인사 낼 줄 몰랐다”‥'패싱' 당한 검찰총장>의 앵커멘트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오늘(14일) 대검 참모들에게 이번 인사가 어제 발표될 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검찰총장의 손발인 대검 참모진을 거의 대부분 교체하면서도 이 총장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MBC는 이 총장이 이날 대검찰청 참모들과 점심 식사자리에서 부장들에게 “월요일에 인사가 날지 몰랐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참석자들이 “인사 시기에 대해 의견이 안 맞았다고 들었다”(한 오찬 참석자), “이 총장이 '시기가 너무 이르다'고 말씀하셨다”(또 다른 참석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MBC는 “대검 부장들에게 인사 소식을 알린 사람도 이 총장이 아닌 신자용 대검 차장이었다”고 전했다.
SBS는 '8뉴스' 톱뉴스 <'인사' 질문에 7초 침묵‥“수사는 원칙대로”>에서 “이 총장은 지난 주말 박성재 법무부장관과 두 차례 인사 협의를 하면서, 인사 시점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던 걸로 파악됐다”며 “또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형사부장과 반부패부장 자리는 교체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전해졌지만 반부패부장만 유임되고, 나머지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영향을 고려하다 오히려 검찰 정기 인사가 늦어진 것이고, 승진 과정에서 자연스레 수사 지휘부가 교체된 거라고 설명했다고 SBS는 전했다.
김주하 MBN 앵커도 이날 MBN '뉴스7' 톱뉴스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불편한 심기>의 앵커멘트에서 “검찰인사는 원래 민정수석과 법무부장관 검찰총장이 협의를 거쳐 진행되지만 어제(13일) 단행된 검찰 검사장급 인사는 그렇지 않은 듯 하다”며 “인사가 발표됐을 때 이원석 검찰총장은 때 강원도로 내려가 일선 검사들을 격려하고 있었다. 어제 인사가 날 줄 본인도 정확히 몰랐다고 봐도 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경기도 포천가평 당선자)은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연결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더 중요한데, 검찰 인사 관련해서는 저는 국민의 역린이 무섭다는 것을 인지하고 눈치 좀 봤으면 좋겠다”며 “검찰 인사교체는 대통령 기자회견 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국민들께서 속았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해 보여서 위험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은 “특검에 저희가 명분을 줄 이유가 없다”며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에 대한 판단은 수사기관이 하겠지만 판단이 선다면 대통령실도 적극 협조해야 된다. 그것이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이 시대의 공정한 법의 집행”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14일 페이스북에서 쓴 글에서 “뒤늦게 검찰총장이 수사팀을 꾸리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한 지 며칠 만에 수사팀이 교체됐다”며 “문재인 정권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대로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들은 '인사가 만사, 인사가 수사'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수사를 덮는다고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 검찰총장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 이 둘이 같은 사람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검찰인사를 보니 그저 마지막 몸부림 같다”며 “그렇게도 2016년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랐건만 'T' 익스프레스를 타네요”라고 썼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 AI법안에 “너무 위험한 AI 금지하지 않은 AI법안” 반발 - 미디어오늘
- 윤 대통령 기자회견 다음날도 기자실 갔는데…대통령 발언 보도 불가? - 미디어오늘
- 네이버 치지직, 선정적 방송 막아낼 수 있을까 - 미디어오늘
- 조선일보 “尹 자신이 당한 일 되풀이…수사라인 교체한다고 의혹 안덮여” - 미디어오늘
- 국힘 출마자 “당, 대국민 밉상” 이상민 “윤 대통령 밉상 이미지도 걷어야” - 미디어오늘
- [언론계 역사 속 오늘] 1988년 5월15일 한겨레 창간 - 미디어오늘
- 언론이 부추긴 ‘AI기본법’ 제정, 누구를 위한 것일까 - 미디어오늘
- [인터뷰] 장성철 “22대 총선 선방심의위? 민주당에 명분 줘…역사의 큰 죄” - 미디어오늘
- 조국 독도 방문까지 번진 라인 매각 사태, 네이버 속내는 - 미디어오늘
- 29주년 미디어오늘, 창간 정신 놓치지 않겠다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