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희·이승우, 후반전을 뜨겁게 만드는 남자들

황민국 기자 2024. 5. 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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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정재희가 지난 3월 1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3라운드 광주와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 프로축구 K리그1에선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승패를 예측하기 힘들다. 순식간에 승패를 뒤집는 극장골이 쏟아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K리그1에선 1~12라운드에서 후반 40분 이후에 나온 득점이 35골(라운드당 평균 2.92골)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다. 올해 기록에 가장 근접한 것이 2023년 27골이니 얼마나 극장골이 많이 늘어났는지 알 수 있다. 지금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극장골만 100골 이상이 나올 수 있다.

축구 현장에선 팬들을 매료시키는 극장골 사나이들의 활약이 주목받는다. 포항 스틸러스의 깜짝 선두를 이끄는 정재희(30)와 수원FC 상위권 경쟁의 버팀목 이승우(26)가 그 주인공들이다.

정재희는 원래 미드필더가 본업인 선수지만 긴장감이 고조되는 후반 교체 투입만 되면 기가 막히게 골냄새를 맡는다. 정재희의 올해 득점 기록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7골. 지난 3월 17일 광주FC전에서 종료 직전 첫 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끈 것을 시작으로 제주 유나이티드전(3월 30일·2-0 승)과 대전 하나시티즌전(4월 7일·2-1 승), FC서울전(4월 13일·4-2 승)까지 추가 시간에 득점을 올리면서 극장골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했다.

전북 현대전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는 수원FC 이승우.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도 6골(5위)이 모두 후반전에 나왔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개막전과 제주전에서 추가 시간 결승골을 터뜨린 것을 비롯해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엔 그의 활약상이 도드라졌다.

후반전을 뜨겁게 달구는 두 선수의 공통점은 역설적으로 선발에 대한 갈망이다. 짜릿한 극장골을 마다할 선수는 없지만 주전을 꿰차고 싶은 의지는 감출 수가 없다. 정재희는 자신이 전·후반 90분을 모두 뛸 자격을 입증했다. 정재희가 올해 첫 풀타임을 소화한 1일 강원FC 원정에서 62분 만에 해트트릭(3골)을 기록했다. 정재희가 강원전 이후 2경기에서 득점이 터지지 않은 게 옥에 티였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선발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텐데, 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교체로 뛸 수 있다고 한다.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선발 전환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전북 현대전에서 멀티골을 책임지며 3-2 역전승을 이끈 뒤 “후반에 뛰니 후반에 공격포인트가 나오고, 전반에 안 뛰니까 공격 포인트가 안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승우가 얼마나 선발로 출전하고 싶은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은중 수원FC 감독 역시 이승우의 기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이승우도 과연 선발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 모인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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