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보면 감긴다, ‘삼식이 삼촌’[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4. 5. 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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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플랫폼 디즈니+ 새 시리즈 ‘삼식이 삼촌’ 공식포스터.



■편파적인 한줄평: 진짜배기는 5화부터.

처음엔 밍밍하다. 오래 우려야 제대로 된 진한 맛을 내는 곰탕처럼 끓이고 또 끓인다. 그런데 신기하다. 어느 순간 구수한 내가 솔솔 올라오더니 5화쯤 확 감긴다. 배우 송강호의 첫 시리즈 데뷔작, OTT플랫폼 디즈니+ 새 시리즈 ‘삼식이 삼촌’(감독 신연식)이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다. 일제강점기부터 3.15 부정선거까지 격동의 근현대사를 다루며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각기 다른 인간군상들의 욕망을 그려낸다. 여기에 인물간 담합, 배신, 음모 등 관계성 변화들로 갈등을 만들어내며 캐릭터물의 매력도 보여준다.

OTT플랫폼 디즈니+ 새 시리즈 ‘삼식이 삼촌’ 장면들.



첫인상은 다소 당혹스럽다. 옛 드라마 ‘제5공화국’을 연상케하는 메인 테마나 장면 연출에 놀랄 수도 있다. 그러나 곧 이 허들을 뛰어넘을 순 있다. 송강호를 비롯한 출연진이 마치 살아있는 캐릭터처럼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1화에 이어 2, 3, 4, 5화까지 가면 이 허들이 일종의 작품 시그니처처럼 생각될 정도다.

이 작품의 단연 백미는 배우들의 ‘연기 차력쇼’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송강호와 노재원, 구성환 등이 연기로 잘 말아주면서 거리감 있는 시대상을 보는 이 앞으로 확 끌어놓는다. 이후 ‘김산’ 역의 변요한, ‘강성민’ 역의 이규형, ‘안요섭’ 역의 주진모 등이 합세하며 원대한 이야기에 불을 당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안요섭’으로 분한 주진모다. 사건의 배경에 있는 인물로서 자칫 강력한 라인업과 이야기에 묻혀 버릴 수 있는 캐릭터를 그만의 연기력과 분석력으로 캐릭터에 카리스마를 싣는다.

캐릭터들마다 서사를 들여다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부정선거에 관련됐다는 혐의로 끌려와 조사를 받는 김산, 정한민(서현우)의 진술을 교차로 보여주고 과거와 대과거를 오가는 방식으로 ‘삼식이 삼촌’의 실체에 대해 접근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인공 곁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비밀과 정체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흥미를 자극한다. 특히 5화 ‘강성민’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이야기엔 확 속도감이 붙는다. 1화부터 4화까지 견뎌낸다면 ‘삼식이 삼촌’에게 감길 수 있다.

반면 이것이 ‘삼식이 삼촌’의 약점이기도 하다. 여러 인물들의 전사와 약점, 비밀을 다루면서 이것이 크고 작은 갈등으로 연결되어 메인 사건으로까지 번져가야하니 감독이 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 전개 속도도 더디고 인물 수도 많아 초반엔 다소 지루할 수 있다. 초반엔 5화 공개, 이후 매주 2화씩 공개되는 플랫폼 공개 시스템이 16부작까지 달리는 데에 효과적일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소재에 대한 유저들의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고전적인 이야기와 미쟝센으로 승부수를 건 ‘삼식이 삼촌’, 송강호의 첫 도전이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고구마지수 : 1.5개

■수면제지수 : 2.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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