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인터뷰] “이재명, 제게 ‘적격’이라 해…尹 거부권 막을 정치력 있다”

구민주 기자 2024. 5. 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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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회의장 자리 두고 추미애와 맞대결…“명심 경쟁 무의미”
“8석 한계 극복 자신 있어…중립 함몰 않는 ‘책임 의장’될 것”
“대선 때 중진 중 가장 먼저 이재명 지지 선언…대표 연임해야”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도전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사저널 박은숙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도전한 5선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노원을)은 경선 하루 전인 15일 "8석을 극복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통치를 막아설 정치력이 제게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경쟁자인 추미애 당선인과의 '명심(明心‧이재명의 의중)' 쟁탈전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제 비전을 듣고선 '적격'이라고 말해줬다"면서 "이런 격려를 두고 명심을 이야기하는 건 '제 논에 물 대기'에 불과하며 이 대표에게도 부담을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날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와 같은 거부권 통치를 극복하기 위해선 8석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며 "'싸움의 기술을 갖춘 협상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제가 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4‧10 총선에서 범야권이 192석을 확보한 만큼, 여당에서 8명만 합류하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치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국회의장의 역할에 대해선 "의장은 단순 사회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몰가치적인 '중립'에 함몰돼 국민에 꼭 필요한 민생 법안이 막히는 일 없이 '성과'를 내는 '책임 의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의장에 '왜 우원식이 필요한가'라고 묻는다면.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었다. 국민께선 범야권에 192석을 주시며 정권에 매서운 회초리를 드셨지만 거부권을 극복할 개헌선 200석까지는 의석을 주진 않으셨다. 고로 21대 국회와 같은 거부권 통치를 극복하기 위해선 8석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 국회의장의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이다. 저는 그동안의 정치 경험들을 통해 여야 간 협상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혁은 단호하게, 민생은 유능하게 성과를 내는 국회를 만들 '책임 의장'이 될 자신이 있다."

경쟁 후보와 차별화되는 강점이 무엇인가.

"저에 대해 언론들은 그동안 '싸움의 기술을 갖춘 협상의 달인'이란 평가를 줘 왔다. 그동안 윤석열 정권에 맞서 '대여 투쟁' 선봉에 항상 서 있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흉상 철거에 맞서 싸웠고 일본의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를 막고자 15일 간 목숨을 건 단식 투쟁도 벌였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엔 첫 원내대표를 맡으며 치열한 여야 협상을 주도했다. 당시엔 여소야대였고 야당이 3개 교섭단체로 이뤄져 있던 그야말로 헌정사상 최악의 조건이었다. 보수 야당은 당시 7차례의 국회 보이콧을 했고 장외 투쟁을 벌였다. 그 상황들을 모두 돌파해낸 능력으로 이번 국회에서도 8석의 한계를 돌파하는 정치력을 보여드리겠다."

'책임 의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왜 우리 국회에 지금 '책임 의장'이 필요하다고 보나.

"국회의장은 민심을 받들어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 민심은 지금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참사 특별법' 같은 개혁‧민생 안건의 통과를 원한다. 따라서 국회의장은 몰가치적인 '중립'에 함몰돼 국민이 원하는 민생 법안이 막히는 일이 없도록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해야 한다. 민심의 발목을 잡는 경우 단호하게 결단하고 신속하게 여야 정쟁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추진해 나가는 일에 한 치의 주저함 없이 무한한 책임감으로 임하는 것이 곧 '책임 의장'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4월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혁신회의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논의 간담회에 참석한 우원식 의원(오른쪽) ⓒ 시사저널 박은숙

21대 국회를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나.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의 입법권 훼손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노란봉투법, 간호법, 양곡관리법 등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좌절됐음에도 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다는 건 모두가 되돌아봐야 할 지점이다. 22대 국회로 넘어오는 미처리 개혁 법안들(이채양명주 관련 법안들)과 민생 법안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1호로 발의할 법안도 준비돼 있나.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위한 법안 발의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의장이 되면 대통령 중임제, 감사원의 국회 이전, 의회의 실질적 권한 강화를 위한 개헌을 추진할 것이며 동시에 개별 법률로서도 '삼권분립 강화를 위한 국회법'을 1호로 대표발의할 계획이다."

이번 의장 경선에서 '명심'이 어느 후보에게 향해 있는지 관심이 많다. '명심 경쟁'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저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기본사회위원회를 함께 키우고 만들어온 '가치 동반자'다. 하지만 이러한 명심 경쟁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추미애 후보는 이 대표가 본인에게만 '잘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 역시 이 대표와의 면담에서 제 비전을 말씀드렸고, 이 대표가 '국회는 단호히 싸우기도 해야 하지만 안정감 있게 성과도 내야 한다는 면에서 (우 의원이) 적격'이라는 말씀을 해주신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격려를 갖고 명심을 계속 얘기하는 건 이 대표에게도 부담을 주는 일이다. 지금 시급한 민심의 물꼬를 어떻게 터 나갈지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명심이 내게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제 논에 물 대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조정식 후보가 사퇴하며 사실상 추미애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고, 정성호 후보까지 사퇴하면서 일각에선 추 후보에게 힘이 실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론을 한다면.

"당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결코 없다. 이재명 대표부터가 '의장 선거를 의원들의 판단에 맡겨 달라'고 이야기하신 만큼 이번 단일화는 표심이 가장 많은 저에 대한 선거 공학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동료 의원들이 상대 후보 이상으로 많다고 파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8월9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우원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번 경선에서 후보들이 '중립은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앞다퉈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의장은 모든 정당을 대표해야 하는데 과연 협치를 조성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제기된다. 어떤 입장인가.

"그동안 국민께서 국회의 의사 운영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오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년 간 거부권을 남발하며 입법권을 훼손해왔는데,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이 이를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은 단순 사회자가 아니다. 중립이라는 의미도 몰가치가 아니다. 또한 의장은 중재자인 동시에 행정부에 대한 견제자 역할도 잘 해내야 한다. 저는 개혁과 민생에 보탬이 되는 일에 있어선 누구보다 단호하게 할 것이며, 설득과 조정이 필요할 땐 정치력을 발휘해 성과를 내려 한다."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가 8월로 예정돼 있다. 당내선 총선 압승을 이끈 이재명 대표가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 대표 연임론'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저는 중진 의원들 중 처음으로 이 대표의 대선 경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만큼, 성남시장부터 경기도지사 시절 '사회경제개혁가 이재명'의 면모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난 2년 동안 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정치검찰의 탄압과 구속영장 가결 논란 등으로 이 대표가 사회경제개혁가와 국가 지도자로서의 실력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발휘됐고 국민의 지지를 다시 확인한 만큼 연임을 통해 그의 기본사회 비전을 더욱 알리고 실현해내는 것이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의장이 된다면 이 대표를 도와 민심에 제대로 된 성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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