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이번엔 평양판 뉴타운 준공식 등장…더 힘실리는 후계자說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4. 5.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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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정은과 두 달 만에 공개 행보
리설주 대신 ‘퍼스트레이디’ 역할 지속
후계구도 염두 ‘對국민접촉’ 관측 늘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지난 14일 평양 북부 새 거리인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관련 소식을 15일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두 달여 만에 공개 석상에 재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참관과 강동종합온실 준공식 참석 이후 두 달 만이다.

1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함께 참석한 전날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전위거리는 평양 북부에 위치한 3대혁명전시관 앞 서산 네거리부터 삼봉 다리까지 이어진 ‘평양판 뉴타운’이다. 이곳에는 80층짜리 주택을 비롯한 고층 건물과 공공·상업 시설 등이 들어섰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2월 해당 지역에서 대규모 건설 사업에 착수하며 지역 명칭을 ‘서포지구’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김주애와 함께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떴다.

이후 북한은 작년 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의해 해당 지역에 ‘전위거리’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이날 북측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건설 사업에서 청년층의 참여가 핵심적이었던 점을 감안해 직접 ‘전위거리’라는 새 이름을 지었다. 청년들이 북한 체제의 미래를 책임질 ‘전위부대’라는 의미가 담긴 이름인 셈이다.

통신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아버지 원수님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식장에 도착하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함성이 터져 올랐다”고 보도하며 김주애의 참석 사실을 언급했다. 또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함께 전위거리를 걸으며 박수를 보내고 행사 주석단에 오른 모습을 담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젠 ‘김주애≠후계자’ 주장이 더 어색”
북한 수도 평양의 북쪽에 새로운 거리인 ‘전위거리’가 완공돼 베일을 벗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야간에 열린 준공식에서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으면서 건설에 참여한 청년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김주애가 전위거리 도로를 함께 걸으며 환호하는 주민과 청년들에게 답례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주애는 검은색 바지정장에 검은 구두를 신었고 예전과 비슷한 반묶음 머리로 단장했다. 보도 사진을 살펴보면 구두 굽과 살짝 부풀린 윗머리를 포함하면 키가 170㎝ 정도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과 키 차이가 크지 않아 보였다. 2013년생으로 알려진 김주애는 한국의 또래인 초등학교 5학년생 평균 신장인 146.8㎝보다 큰 것으로 파악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부인 리설주 대신 딸 김주애만 대동하고 공식행사에 참여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4대 세습’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전망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군사, 민생 행보에 자주 대동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안보와 경제를 보장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공개행보 횟수가 계속 쌓여가면서 이제는 ‘김주애는 후계자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한 상황이 됐다”면서 김 위원장이 일찌감치 김주애를 후계자로 낙점하고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부장적 분위기가 강한 북한 사회에서 여성에게 권좌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김주애의 존재를 오랜 기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도 후보자 시절이던 올해 초 인사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김주애 등장 이후 공개 활동 내용과 예우 수준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았을 때, 현재로서는 김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 보인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北 ‘당근과 채찍’으로 청년층 다잡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북부 새 거리인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해 건설 작업에 기여한 청년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전위거리 준공식을 통해 김 위원장의 ‘청년중시’ 정책 기조를 부각시키며 노동당과 국가에 대한 청년들의 충성심을 다그쳤다.

북측은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반동문화사상배격법 등으로 한국 등 외부풍조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을 엄벌로 단속하고 있다. 반면 핵심 건설 사업에 참여해 성과를 낸 청년들에 대해서는 더 큰 칭찬과 보상을 제시하며 느슨해지는 체제 결속을 다잡고 있다.

북한은 보도에서 “전위거리의 준공은 우리 당 청년중시사상의 정당성과 생활력의 뚜렷한 증시이며 충성과 애국의 줄기찬 계승으로 영광스러운 백승사, 영웅적 투쟁사를 수놓아 가는 주체혁명위업의 불패성에 대한 힘 있는 과시”라며 의미를 뒀다.

김 위원장도 준공식 현장에서 직접 청년들을 격려하며 “혁명하는 당에 있어서 자기의 믿음직한 교대자, 후비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가장 큰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조국의 부름 앞에 충실하고 사회와 집단 앞에 성실하며 미래를 위해 투신하는 열혈의 청년대군이 있어 사회주의 강국 건설 위업의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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